
나는 몇가지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만화나 게임을 가지고 입에 침을 튀기며 선전하는 오타쿠 같은 아이들을 경멸한다는 것이다.
녀석들은 고전의 진중함 따위는 알지도 못한채
지금 자기가 본 세계가 전부인양 흥분하는 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거진다 소통이 어렵다.
이야기 해봤자 입만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에 대해서 만큼은
녀석들과 비슷한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이나중 탁구부>의 천재 후루야 미노루가 <시가테라>를
6권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었다.
견디기 어렵고, 극한의 고통으로 몰고가는 환경.
이것에 끝내 건강하게(?) 저항하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아쉬움을 보여준 전작<두더지>의 대안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목숨이 오갈정도의 괴로움과 고초가 다가올 때
<시가테라>의 주인공이 이에 대항하는 방식은 다르다.
모든 것을 순응하고 견디면서
우연히 찾아온 작은 행복에 그저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목숨을 걸고서 노력한 그가 결국 획득하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삶이다.
그런데 왜 그럴까.
마지막 장에서 보여줬던 그 충격적인(?) 평범함이 내겐 슬픔으로 다가왔다.
사랑도 로망도 물처럼 태연하게 흘려보내는 그 플랫함이
이상하게 자살하는 것보다도 더 슬픈 엔딩으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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