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훈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던 나의 대학 시절
나는 '자전거 여행'을 읽고 누군가에게 탄식하는 전화를 했다.
어쩌면 이렇게 화려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느냐며
이런 글은 대체 언제가서야 쓸 수 있느냐며 절망했던 기억이 있다.
김훈이 얼마나 유명한 글쟁이인지 도통 모르고 한 소리였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한 탄식이 있었음에도 나는 자전거 여행을 완독하지 못했다.
지금 책꽂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니, 간수도 제대로 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 책-밥벌이의 지겨움도 마찬가지다.
워낙에 정갈한 문장을 구사하는 탓에 술술 읽히기는 했지만
읽고나서 가슴에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
어짜피 붓가는 대로 쓰게 되는 수필임을 감안하다고 하더라도
그의 글에서는 일종의 '야마'를 찾을 수가 없다.
위대한 정신같은 것이 읽히지 않는다.
시사저널 편집장으로서 직임한 수년의 공력을 감안하면
그게 참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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