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
76년생 동갑내기 작가의 젊은 글.
잠들기 전에 스르륵 휴대폰을 떨어트리듯.
그 때, 대학생때 문학을 놓치 않았더라만 나도 지금쯤 이런 글을 쓰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팟캐스트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만난 뒤 호기심이 생겨서 잡은 짧은 글들.
황현산처럼 쓰기를 원한다면 평생 한줄도 끌적이지 못할거라며, 체념하듯 뱉어 놓은 글들.
후반부에 가면 다소 느슨한 면이 느껴지지만 마음을 잘잘하게 빨래질해주는 감동적인 문장들이 많이 있었다.
아내와 내가 돌아가면서 읽었는데, 아내는 세네번 울었다고 한다. 내가 줄을 치고 싶었던 문장에 아내가 먼저 형광펜을 칠해놓은 걸 많이 보아서 좋았다.
공중에 떠다니는 부유물 같은. 젊은이들의 모호한 우울감을 깍두기 공책에 정자체로 잘 썰어 담은 책.
아직 다 익지 않아, 아삭아삭하지만 갓 담근 김치는 또 그런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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