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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권 나의삼촌 브루스리 -천명관/예담

천이형님2012.06.21 06:03조회 수 55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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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강력추천했던 <고래>는 마치 새로운 창세기를 보는 듯 했으나,  그 서사의 기괴함으로 인해 끝까지 읽기를 포기했는데.
천명관의 팬을 자처한 그녀를 위해 사다준 <나의 삼촌 브루스리>는 두달만에 나의 차지가 되었다.

이야기꾼 천명관의 흥미로운 필력은 독자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한문장 한문장은 그다지 아름다울 것이 없으나 이야기의 큰 흐름은 4대강보다 역동적인 물결을 만들며 사람을 이끌어간다.

마치 새로운 뉴스를 전하듯. 아내를 모셔오는 차안에서 브루스리 삼촌의 흥미진진한 가족사를 나도 모르게 떠들며 전해주었다.
이건 뭐 구전소설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선굵은 이야기만큼은 투썸업!

허나 읽는 내내 중국작가 위화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기가막힌 가족사를 통해 불행했던 시대, 불행했던 민족을 짚어보는 방식은 너무나 흡사했다.

심지어 책 뒷편에 출판사에서 큼지막하게 인용한 이소룡의 말
"산다는 것은 그저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 조차,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위화의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든다.

다만 위화소설은 불행속에서도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정화과정이 있는데. 소설의 2/3정도를 읽은 현재, 그런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내 힘들었다.
아직까지는 소년들의 과장섞인 모험을 담은 성장 소설 수준이라, 위화의 소설에 비해 별하나 정도를 슬쩍 빼고 싶다.

이동진은 21세기 한국소설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꾼으로 천명관을 꼽았는데, 나 역시도 지금 천명관을 통해 전성기 시절의 이외수가 떠오른다.

-다 읽고 나서
전반부의 무거운 이야기를 털어버리는 끝부분은 무척 재미있다. 유쾌하게 끝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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