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제62권 미시마 유키오 VS 동경대 전공투 1969~2000/새물결

천이형님2007.07.09 17:27조회 수 1411댓글 0

  • 1
    • 글자 크기




이 책은 명문집안에서 태어난 극우파 지식인 미시마 유키오가 1969년 살벌하게 진행됐던 동경대전공투의 한 가운데로 홀로 뛰어 들어가 토론을 벌이던 내용이다.  미시마와 전공투학생들은 좌우의 양극단에 서 있었지만, 첨예하게 대립되는 논리 속에서  때로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입창의 차이를 발견하면서 오히려 공통점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복덕방 영감들처럼 움직이지 않고 고집만을 부리는 우리의 100분토론 패널같지 않고, 투명한 베이스를 가지고 논리대 논리로 맞부딪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사무라이 정신. 양쪽다 진짜 남자들이었다.

이것은 분명 치열한 정치투쟁이었음에도 호남이니 영남이니하는 지역주의나 대북흑색선전, 인신공격, 비리를 파헤치는 청문회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치적 문제로 시작한 그들의 대화는 철학과 언어학을 넘나드는 순수한 인문학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1960년대의 학생들이 추구하는 좌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철학은 순수하고 궁극적인 이상의 단계까지 진입한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순수한 지성과 착한 의지가 모여진, 당시의 학생운동은 일종의 사회종교였다.  정치토론을 하던 그 살벌한 강당은 순수한 강의장소로 변하며, 학생들을 고조시켜가고 있었다.

일본 최고의 대학에서 며칠째 학교를 폐쇄하고 점거한 그 행동은 단순한 이슈를 쟁취하기 위한 시위가 아니라, 사회전체를 개혁하고자 하는 거시적이면서도 지극히 순박한 무브먼트였다. 전공투학생들은 향후 보장되어있던 교수직에서 탈락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자신의 자리(?)에 쉽게 돌아기지 못해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게 된다.

혹자는 오타쿠가 많고 연예인 똥구녕에 열광하는 아줌마들이 부지기수인 일본 문화에 대해, 사회적 변혁을 추구했던 전공투의 실패에 대한 깊은 좌절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짜피 사회는 변하지 않으니, 내가 좋아하는 소꿉장난에 의미를 두자.

모든 것을 내던지고는 허허롭게 남은 생애를 보내는 전공투의 청춘은 분명 안쓰러웠다. 하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꼿꼿하게 서서는 '제군들'을 외치는 미시마 유키오의 기백은 더욱 대단해 보였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의 우파는 친일과 친미를 거듭하며  타국에 기생하는 법을 알려주었지만, 미시마을 비롯한 일본의 우파는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조국의 군사적, 정서적 독립을 강하게 외쳐댔다.  

미시마 유키오는 결국 이듬해인 1970년 자위대의 각성을 요청하며 할복하게 된다.  
  • 1
    • 글자 크기
제63권 나의삼촌 브루스리 -천명관/예담 (by 천이형님) 제61권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서민/다밋 (by 천이형님)

댓글 달기 WYSIWYG 사용

글쓴이 비밀번호
댓글 0
천이형님
2014.12.02 조회 217
천이형님
2012.06.21 조회 477
첨부 (1)
naver.com_07_09_17;39.Jpg
169.7KB / Download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