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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의 노래는 참 애절하다.
공일오비 시절부터
자기의 진짜 연애담을 반쯤은 섞어놓은
넌픽션의 가사들이 참 절절하게도 들려왔다.
얼굴도 변변찮고 재산도 직장도 뚜렷하지 못해서
차면 차일 수밖에 없는 청춘이
그래도 사랑하고, 당신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기다리겠다고 하는 말들이 나는 좋았다.
특별히 중고등학교 시절엔
다음 세상 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가사 같은 것들이
참 애틋했는데-
그런데, 그것도 한해 두해 여기저기서 우려먹는 놈들이 많아지니까..
식상하고, 또 그 소리냐 싶었다.
그러면서 윤종신도 묻혀가는 듯.
투명하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에는 이제 너무 빤해보이는
철없는 삼십대 쯤으로 여겨졌는데
어제 산 라이터를 켜라 O.S.T가 듣기 좋다.
예비군을 다녀오는 꿀꿀한 아저씨의
너저분한 인생 타령이 좋게 들린다.
몇 옥타브의 힘 있는 고음을 불러제끼던 그의 목에선
이제 가래가 약간 섞여있는 소리가 난다.
그 나이에 보일 수 있는 진실한 소리 같아서 나는 듣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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