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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가 좀 쉬려는 생각으로 중도관 2층 개가실 산책을 나가서 고른 책-
시집 읽으니 좋긴 좋은데, 역시 공부 안되고 난 또 공중에 잠시 부유하다 내려왔다.
마음 따뜻해지는 좋고 훌륭한 시다.
털털하면서도 시큼한 강형철씨의 웃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일기장에도 한 편 정도 적어놨는데 그 페이지가 아주 환해진다.
그 중 구수한 것 하나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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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사랑말씀 6
강형철
너 이놈으 자식 앉아봐 아버지는 방바닥을 손바닥으
로 내려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그도 못살고 저
그도 못살고 오막살이 이 찌그러진 집 한칸 지니고 사는
디 넘으 집 칙간 청소하고 돈 십오만원 받아각고 사는디
뭐 집을 잽혀야 쓰것다고 아나 여기 있다 문서허고 도장
있응게 니 맘대로 혀봐라 이 순 싸가지없는 새꺄 아 내
가 언제 너더러 용돈 한푼 달라고 혔냐 돈을 꿔달라고
혔냐 그저 맻날 안 남은 거 숨이나 깔딱깔딱 쉬고 사는
디 왜 날 못살게 구느냔 말여 왜! 왜! 왜! 아버지 지가
오죽허면 그러겄습니까 이번만 어떻게 ......뭐 오죽하면
그러겄냐고 아 그렁게 여기 있단 말여 니 맘대로 삶아먹
든지 고아먹든지 허란 말여 에라 이 순......
그날 은행에 가서 손도장을 눌러 본인확인란을 채우
고 돌아오는 길에 말씀하셨습니다. 아침에 막거리 한잔
적고 헌 말은 잊어버려라 너도 알다시피 나도 애상바쳐
죽겄다 니가 어떻게 돈을 좀 애껴 쓰고 무서운 줄 알라
고 헌 소링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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