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음.
독설과 분노로 점철된 시-
뜬금없는 내일의 희망보다는
확실한 오늘의 절망을 잡고 싶었다는 시인은
내내 서럽게 노래한다.
그녀는 불행해 보였고,
읽는 동안 내내
그녀의 불행에 나를 끄집어 들였다.
하찮은 신세타령으로 보지 않게 만들던,
충분히 불행하고, 서러울 만하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문장들은 장악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랫만에 만난 국문과 동기 선희가 선물하면서도
힘든 시가 될 수도 있다고 염려하던, 어쩌면 독한 약물 같은 책..
힘든 시, 힘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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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십 세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어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릅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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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영원한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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