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사팀에서 단합대회를 가졌어요.
1년에 1번 정도 있는 행사인데, 에버랜드에 있는 운동장에서 우리 팀원들(약 60명)이 모여서
체육대회를 하고 회식을 하는 행사였죠.
참 재미있었습니다. 인사팀장(상무)에서부터 신입사원(나^^)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한데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가졌죠. 역시 스포츠를 함께 하다보니 더 친해지더라구요.
부장님도, 과장님도 스포츠를 할 때는 동료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줄다리기하다가 왼쪽 팔꿈치가 좀 다쳤고, 축구하다가 왼쪽 발목이 삐끗하는 부상을 당했지만
신입사원의 패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안 아픈 척 하고 그저 열심히 뛰었습니다.
나중에는 인사팀장님이 '잘 뛰던데... 그런 정신으로 앞으로 회사생활하라구...'하면서 격려하시
더라구요.
어쨋든 체육대회 잘 끝나니까 회식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오늘이 인사팀 전체가 모인 첫 회식이
었거든요. 우리 인재개발센터 사람들은 술을 그리 많이 먹지 않습니다. 회식을 해도 1차에 끝나
지, 2차 3차를 가지 않거든요. 근데, 오늘은 정말 놀랐습니다.
인사팀 다른 부서 사람들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술을 왜 이렇게 좋아하고 잘들 마시는지...
'결재주(決裁酎)'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뭐냐하면 결재를 맡는 순서대로 술을 교환하는 방식의
처음 접해보는 술문화(?)라고 하네요. 결국 저의 파트장님, 센터장님, 그리고 인사팀장님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막걸리를 3잔을 그냥 들이키고 말았습니다.
크리스찬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마음은 고맙지만, 술은 먹지 않겠습
니다. 정 주시고 싶으시면 받겠지만, 적은 선에서 cuttiing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이렇게 맞받아치더라구요. "여기 인사팀에도 주(主)님을 모시는 사람이 많은데, 모두들 주(酒)님도
함께 모시더라구"라고 하시면서 그냥 막무가내로 술을 주시는 겁니다.
그래도 우리 인재개발센터장님은 그냥 cutting하라고 하셨는데, 인사팀장님께서 가득 주시는 술은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첫 만남이라 생각하고 오늘만 그냥 마셔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그냥 들이켰습
니다. 뭐, 이 정도로는 아직 끄덕없으니까요.
이것으로 끝나면 좋을텐데, 선배들이 자꾸 술을 권하더라구요. 인사팀에서는 술을 통해서 많이들
친해진다고 하면서... 술이 전부가 아닌데... 그리고 술 말고도 친해지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제가 크리스찬이라는 것을 아시는 몇몇 분들은 절대로 제게 술을 권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아직 모르는 사람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우리 인재개발센터 사람들은 웬만하면 제가 조
절하도록 도와줬는데, 다른 인사기획, 인력운영에 계시는 선배들은 정말 밉도록 술을 권하는 것이
었습니다. 역시나 오늘은 첫 회식이니까 선배의 후배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하고 받아 마셨습니다.
음... 아마 막걸리 1병 정도(약 1리터)는 마시지 않았는지...
배불러 죽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취했습니다. 물론 정신은 멀쩡하지만...
지금도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양호한 셈이죠. 하지만, 그냥 샤워하고 쓰러질 것만 같습니다.
인사팀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많다보니 역시 친밀해지기 위해서 술을 많이 먹게 된답니다.
전 물론 술을 조금 합니다. 술자리에도 잘 따라가서 사람들과 어울리죠. 물론 저는 사이다가 술을
대신하는 것이지만...
타협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적당히(정말 적당히) 즐기는 것은 좋지만 강요하는 것은 왠지
불편하게 느껴지라구요. 에궁~ 앞으로 이런 많은 일들을 어떻게 견뎌내야할런지...
그래도 한편으로는 '인재개발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선배들은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다행
입니다만, 이렇게 1년에 1번 정도 전체 회식을 하는 날이라면... 실로 걱정스럽습니다.
저의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 밖에 없음에 얼굴을 제대로 들 수 없네요.
정말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왠지 현실과 타협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습니다.
비록 오늘 하루를 통해서 인사팀원들과 오히려 친밀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도 있겠지만,
한없이 우리 주님께 죄송스럽고, 저의 행동에 대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 회개하려 합니다.
좀 더 강하게 거부했더라면, 그냥 찍혀버려서 아예 다음부터는 신경도 안쓰게 할 수 있었으련만...
어떻게 했어야 지혜로운 행동이었을지 이 시간 이후로 다시 한 번 반성하렵니다.
정말 정말 저의 행동이 부끄럽기만 한 하루였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