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공연이 되면 객원 연주자들이 대거 투입되었는데, "편하게 연주하라"고 내게 말했던 이 프로 연주자들은 정말 편해보였다. 연습 중간중간 게임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나의 간절함과는 확실히 달랐다. 얼른 2시간 짜리 행사를 마치고, 야구경기를 보러 가자는 그들의 소근거림에 씁쓸한 웃음이 났다.
반대로 나는 공연에 누가 될까 미안했고, 여리게 불어야 하는 피아노 구간에서는 혹시나 연주 전체에 삑사리를 얹힐까 따라부르지 않았다. 내가 더하면 더할수록 공연에는 스크레치가 났다. 창피하기는 싫어 핸드싱크를 하면서도 "침묵도 연주의 일종"이라고 자기 위안을 삼았다.
당연하게도 실력과 태도는 정비례하지 않았다. 그 괴리감이 너무 혼란스럽고 허무한 상태로 날 이끌었다. 그들은 그냥 공연이 잘 되든말든, 얼른 작업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예술 인부였다.
이 공연은 누구를 보여주기 위한걸까. 객원 연주자들 덕분에 우리의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가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관객들은 놀라워 했고 지휘자님은 우레와 같은 박수에 만족한 것 같았다. 이런 연주를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아직은 내가 잘 몰라서 불편하게 느끼는 걸까. 웬지 보람없는 첫 공연이 끝나자 나는 힘이 쭉 빠져 돌아갔고, 10시간 정도를 내리자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