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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30 07:07

아재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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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진대로 나는 아재개그를 종종한다. "아재개그는 상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일종의 정신병"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내 진심이 아니다. 내 성향은 그렇게 가학적인 것이 아니다.

 

멋진 컬렉션을 가진 우표 수집가의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고전과 신상, 수백가지의 아재개그를 장착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는 순간이 찾아오면 '칙' 향수처럼 뿌리는 일. 이제는 T.P.O에 맞는 아재개그를 툭툭 던질 때의 사람들의 경탄이 나오기도 한다. 그게 내가 유지하고 싶은 경지다  

 

이런 아재개그에 대한 최악의 반응은 '웃어주지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미 터져버린 웃음을 통제하려는 것도 별로지만, 묘한 질투심 같은 것이 느껴져 더 싫다. 사실 이런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수분이 지나고 나서, 훨씬 수준 낮은 농담을 본인이 반복해서 던진다. 그저 남이 주목 받는 것을 못 참는 못된 성질만 드러낼 뿐이다  

 

물론 나도 아재개그를 자제할 때가 있다. 아내는 내 농담에 대해서 비교적 후한 리액션을 가진 편인데도 가끔은 "상대방 이야기에 흐름을 끊어버리는 나쁜 습관"이라고 지적한다. 누군가 말하는 중간 관심을 내쪽으로 돌려,  모두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것 같으면 함부로 시도하지 않는다.   

 

아재개그는 작은 카라멜 같은 거다. 차를 타거나 산책하거나, 무료할 때 건네는 용도다. 하지만 상대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메인코스 앞에서는 함부로 꺼내서는 안된다. 대화가 끝나고 나서는 기분 나쁜 단맛만 남게 되니까  

 

 

 

 

 

 

 

 

 

 

 

 

 

 

 

 

 

 

 

 

 

 

 

 

 

 


2025.09.29 07:40

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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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맘마미아를 봤다. 루나, 최정원, 박준면, 이현우, 김정민, 송일국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우들은 무대를 친숙하게 만들었고, 중간중간 펼쳐지는 화음도 훌륭했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맘마미아는 스웨덴의 그룹 아바의 노래를 차용해서 만든 뮤지컬이다. 본래 뮤지컬을 위해서 아바의 노래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애초에 중간중간 억지스럽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이걸 한번 더 가공한 채 우리말로 번안해서 부르니, 어색함과 부자연스러움은 복리 이자처럼 불어났다  

 

옛 사랑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데 등장하는 Winner takes it all.  "승자는 모든 것을 다 가져~"라며 직역한 가사를 늘이고 줄여 멜로디에 끼워맞추는데, 이게 도대체 뭔 말이야.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야말로 원곡 마려웠던 순간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은 공연 보는 것이 더 힘들다. 30대 초반에 쇼프로그램 조연출로 일했던 나는 관객석에 앉아 있으면, 무대 위에 배우나 가수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일하는 스탭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기깎기가 맞아야 할텐데, 저기서 전환하는데 얼마나 똥줄이 탈까. 한마디로 일이 먼저 보여 피곤하다.  

 

그리고 신나야 한다는 그 강박관념이 괴롭다. 보통 뛰고 소리지르게 만드는 엔딩 무대들. 차분히 있으면 죄책감 느끼게 만드는 그 구성들 때문에 나는 늘 엇박자로 박수를 치거나. 손을 위로 올린채 바운스를 한다. 배우들을 위해 내가 공연을 해야한다. 이제는 그게 너무 버거운 나이가 됐다. 

 

 

 

 

 

 

 

 

 

 

 

    


2025.09.29 04:37

숲속 작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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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퇴근후 유튜브를 켜고 휴대폰 게임을 하는 게 디폴트가 되어버렸다.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애들이 게임 하는걸 막고 신경쓰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단 둘이 사는 우리들은 그 여백의 시간을 현명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애들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중이다. 

 

50페이지짜리 단편 소설을 그야말로 억지로 억지로 읽었다. 이 짧은 단편을 읽는데도 한번에 밀어부치지 못한채 몇번이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는지. 그나마 독서를 하게 한 작은 동력은 다 읽고 나면 휴대폰에 뭔가 올릴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었을 거다.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 그중 두편을 읽었는데, 모두 계급에 관한 이야기로 보였다. 오늘 읽은 '숲속 작은 집'은 작은 중소기업에서 억울하게(?) 정리 해고를 당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연봉 인상 시기가 오자 비열한 방식으로 자리이동을 시키고, 사직을 종용하는 사장. 주인공은 작은 반항을 하지만, 결국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할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녀는 복잡한 머리를 털어버리기 위해 남편과 함께 해외의 한적한 집에서 신혼여행 겸 한달살이를 한다.

 

거기서 만나는 작은 인간관계. 방을 치워주는 메이드에게 주인공은 신경이 쓰인다. 요금을 내고 게다가 팁을 주었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나에게 공손하지 못할까. 어릴 때부터 남의 눈치를 보는 서민계급으로 자란 주인공은 메이드의 심정을 여러가지로 이해하고 추측한다.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무례하고 일방적인 시각으로 피고용인(?)을 대해 왔는지, 이 소설은 아프고 부끄럽게 노출시킨다. 

 

 

 

 

 

 

 

 

 

 

 

 

 

 

 

 

 

 

 

 

 

 

 

 

 

 


2025.08.08 01:35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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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에콰도르에서는

사람이 자꾸 실수하면

사랑에 빠져서 그런가보다 생각해

 

 

 

 

 

 

 


2025.08.08 01:33

여행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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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면 안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실패하게 만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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