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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06:42

악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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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형제들을 주말부터 읽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면서 읽었지만 3일동안 100페이지를 간신히 넘겼다. 진도가 잘 안나가서 괴로웠다. 챗gpt도 켜서 등장인물을 계속 검색하고, 러시아어로 광인 여자 -유로비다야나 성스러운 바보-클리쿠샤 같은 단어들도 찾아가며 읽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불쑥불쑥 바꿔져 불리는 것이 고역이었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언젠가 다시한번 읽자고 생각하며 원서를 읽듯이 더듬더듬 넘어갔는데, 범우사 번역본 고려대 김학수 교수님의 버전으로 읽으니 책이 꿀떡꿀떡 넘어간다. 한국사람이 쓴 것처럼 책이 쉬워졌다. 

 

요즘 유행하는 번역은 원문의 뜻을 그대로 살리고 문체로 그대로 살리는거라더니, 비교해 읽으니 민음사의 책은 정말 직역수준이다. "나는 토시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바꿔놨어"라고 외치는 것 같다.  이런 번역은 독자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번역가 자신의 명성을 고려한 결과물이라 할수 있다. 저런 책을 읽어왔으니 그동안 내가 악몽을 꿨지. 

 

 

 

 

 

 


2026.01.29 06:34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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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꿈을 꾸다가 깼다. 그런데 오랜만에 악몽을 꾸지 않았았다. 평화로운 새벽이었다  

 

그동안 내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을 왜 꾸는걸까 의문을 품고 살았다. 마치 누군가 악의적으로 디자인한 것처럼 최악의 상황에 나를 밀어 넣는 꿈. 침대에서 뱀도 나오고, 운전하는데 브레이크도 밟히지 않고, 서류가 잘못됐다며 군대 내무반에 다시 신병으로 불려지는 꿈    


사람들은 쉽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걸꺼야"하고 지나가는데 나에겐 답이 되지 못했다. 진회론적으로 생각해봐도 내가 나를 공격하는 이런 짓을 왜 하는걸까 싶었다. 

 

오늘 문득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내 마음이 황폐하니 내가 그리는 세상이 그 정도인거다. 힘든 사람이 그리는 그림이 까맣고 날카롭고 엉망징창인 것처럼, 힘든 내가 창조주로 만드는 세상이 그런 지옥인거다. 

 

 

 

 

 

 

 

 


2026.01.26 08:04

waldeinsank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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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아인장카이트

독일어에 있는 ‘숲 고독’이라는 단어다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아침에 창문 열어 두듯이 

내 마음에 작은 바람길 하나 터 놓는 것

그래야 살랑살랑 봄이 찾아올것 같다

 

 

 

 

 

 

 

 

 

 

 

 

 

 


2026.01.19 00:53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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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일기에 기특한 이야기를 적어내려갈 때가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생각을 나누고, 공감받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관광객이 즐비한 명동 한복판에서 시를 읽는 것처럼 우스울 것 같다. 단념하고 결국 나만의 공간에 생각을 모아 놓는다.

 

인스타그램은 그저 볼록한 엉덩이와 튀어나온 가슴이 주목받는 공간이다. 아니면 남들이 보건말건 간에 오늘 먹은 음식이나 다녀온 장소를 전시하는 곳이다. 

 

바짝 깎은 연필처럼 글을 좀더 세련되게 쓰면 될까. 아니다. 지성이 필요하지가 않다. 허지웅 같은 명문장가도 무지성의 인간들에게 돌을 얻어맞는 공간이다. 거긴 그런 놀이터가 아니다. 

 

 

 

 

 

 

 

 

 


2026.01.19 00:01

주말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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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도 없이 주말이 후루룩 지나갔다. 아침엔 트롬본을 불고, 낮엔 성남 어머니 집에 다녀오고, 오후엔 운동하고, 저녁엔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잠들었더니 어느새 밤이다. 

 

인생도 이렇게 끝나려나. 개그콘서트 이태선 밴드가 연주하던 음악처럼 "띠디딩~띵" 밝은데 슬픈행진곡이 주말밤 내 마음속에선 들린다. 내 장례식 병풍 뒤에서 혼자 듣고 킥킥 댈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회사에 간다. MBC의 매출은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 17년 전 입사할 때만 해도 '장원급제'. 돈걱정 없는 평생 직장을 얻은 것 같았는데, 요즘은 이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수가 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총 20여년의 직작생활을 했다. 낮은 골짜기가 봉우리가 되고 봉우리가 다시 골짜기가 되는 업계의 변화가 4-5번은 있던 것 같다. 울고웃는 파도 속에서 인간이 한 홉의 좁쌀처럼 둥둥 떠다니는데. 위화의 소설 '인생'처럼 엎치락 뒷치락, 누가 일부러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는 것 같다.

 

사람을 우습게 만드는 세상. 그 안에서도 계속 추구하는 가치가 돈이 아니라 내 철학이었으면 좋겠다.  나로서는 그것 말고 해볼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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