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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6 06:04

피부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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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실감하지는 않지만 피부 좋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이 못생긴 얼굴에 피부가 좋아봤자지 싶다가도, 피부까지 나쁘면 얼마나 근심거리가 많을까. 우선은 감사하기로 했다. 적어도 로션을 안바르면 얼굴이 당겨 미치겠다는 말을 해본 적은 없다. 

 

지금처럼 의료 유튜브가 범람하지 않을 때였다. 아침방송에 한 의사가 나와서 "피부는 방수 재질로 만들어졌다. 아무거나 흡수했다가는 우리 몸은 썩어버렸을 것. 피부는 방출하는 기관이지 흡수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

 

썬크림 외에는 비싼 화장품도 특별히 의미가 없다는 조언은 일리가 있다 생각했다. 나는 퇴근하자마자 세수하는 것 말고는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없다. 그 말대로 단순하게 산다. 

 

방송국에 다니니까 피부에 대해서 잘 알것이라고 기대하는 친구들도 있다. 내가 목도하는 것은 이래저래 피부를 괴롭히며 살다가 결국에는 얼굴이 이상하게 되어버린 연예인들. 그게 내 교보재가 됐다. 

 

열흘이나 되는 추석 명절이다. 이럴 때는 세수도 거르고 개기름이 낀 채로 좀 게으르게 보내기도 해보자. 피부는 확실히 회복되고 좋아진다.  


그렇다고 어디 상처가 났는데 피부과도 안가고 연고도 안바르는 '안아키'는 아니다. 아마도 창조자는 우리 몸이 자체 회복되도록 시스템을 심어 놓았을거라는 막연한 기대 정도는 있다. 그러니 안달하지 말고 그냥 좀 쉬게 놔두라는 뜻이다. 

 

 

 

 

 

 

 

 

 

 

 

 

 


2025.10.05 08:36

아무튼 리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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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읽었던 아무튼 시리즈 중에 가장 좋다. 문장은 경쾌하고, 에피소드는 풍부하고 현실적이다. 끝까지 집중력 있게 한 주제로 끌고 나가는 지구력. 취미생활을 소박한 옹기 삼아 삶의 통찰력을 담아내는 재주도 남달랐다. 

 

그간 용두사미 같은 아무튼 시리즈가 많았다. '이런걸 책으로 만들다니. 지 일기장에다가 쓰면 될 것을...' 기획 없는 유튜브를 보는 것 같아서 시간도 돈도 아까운 적이 많았는데. 짝퉁이 넘치는 용산전자상가에서 오랜만에 정품을 구입한 느낌이다.

 

연필로 밑줄을 치는 내내 신났고, 나도 책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한가득이다.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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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학벌은 '학부'다. 사실 대학교 학사생활 4년이라고 하지만 2년은 교양과목이고, 2년은 전공과목. 방학기간을 걷어내면 1년 정도의 배움으로 평생을 벌어먹고 사는 밑천이 된다는게 신기하긴 하다  

 

사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배워왔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들어가기까지의 성실성과 지력. 6년 혹은 12년 기간을 사주는 것이다  

 

한예종 출신의 배우 박정민에게는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고려대학교 중퇴 그리고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 졸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입학이 중요한 게 한국사회다. 

 

 

 

 

 

 

 

 

 

 


2025.09.30 07:07

아재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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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진대로 나는 아재개그를 종종한다. "아재개그는 상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일종의 정신병"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내 진심이 아니다. 내 성향은 그렇게 가학적인 것이 아니다.

 

멋진 컬렉션을 가진 우표 수집가의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고전과 신상, 수백가지의 아재개그를 장착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는 순간이 찾아오면 '칙' 향수처럼 뿌리는 일. 이제는 T.P.O에 맞는 아재개그를 툭툭 던질 때의 사람들의 경탄이 나오기도 한다. 그게 내가 유지하고 싶은 경지다  

 

이런 아재개그에 대한 최악의 반응은 '웃어주지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미 터져버린 웃음을 통제하려는 것도 별로지만, 묘한 질투심 같은 것이 느껴져 더 싫다. 사실 이런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수분이 지나고 나서, 훨씬 수준 낮은 농담을 본인이 반복해서 던진다. 그저 남이 주목 받는 것을 못 참는 못된 성질만 드러낼 뿐이다  

 

물론 나도 아재개그를 자제할 때가 있다. 아내는 내 농담에 대해서 비교적 후한 리액션을 가진 편인데도 가끔은 "상대방 이야기에 흐름을 끊어버리는 나쁜 습관"이라고 지적한다. 누군가 말하는 중간 관심을 내쪽으로 돌려,  모두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것 같으면 함부로 시도하지 않는다.   

 

아재개그는 작은 카라멜 같은 거다. 차를 타거나 산책하거나, 무료할 때 건네는 용도다. 하지만 상대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메인코스 앞에서는 함부로 꺼내서는 안된다. 대화가 끝나고 나서는 기분 나쁜 단맛만 남게 되니까  

 

 

 

 

 

 

 

 

 

 

 

 

 

 

 

 

 

 

 

 

 

 

 

 

 

 


2025.09.29 07:40

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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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맘마미아를 봤다. 루나, 최정원, 박준면, 이현우, 김정민, 송일국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우들은 무대를 친숙하게 만들었고, 중간중간 펼쳐지는 화음도 훌륭했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맘마미아는 스웨덴의 그룹 아바의 노래를 차용해서 만든 뮤지컬이다. 본래 뮤지컬을 위해서 아바의 노래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애초에 중간중간 억지스럽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이걸 한번 더 가공한 채 우리말로 번안해서 부르니, 어색함과 부자연스러움은 복리 이자처럼 불어났다  

 

옛 사랑과의 추억을 이야기하는데 등장하는 Winner takes it all.  "승자는 모든 것을 다 가져~"라며 직역한 가사를 늘이고 줄여 멜로디에 끼워맞추는데, 이게 도대체 뭔 말이야.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야말로 원곡 마려웠던 순간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은 공연 보는 것이 더 힘들다. 30대 초반에 쇼프로그램 조연출로 일했던 나는 관객석에 앉아 있으면, 무대 위에 배우나 가수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일하는 스탭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기깎기가 맞아야 할텐데, 저기서 전환하는데 얼마나 똥줄이 탈까. 한마디로 일이 먼저 보여 피곤하다.  

 

그리고 신나야 한다는 그 강박관념이 괴롭다. 보통 뛰고 소리지르게 만드는 엔딩 무대들. 차분히 있으면 죄책감 느끼게 만드는 그 구성들 때문에 나는 늘 엇박자로 박수를 치거나. 손을 위로 올린채 바운스를 한다. 배우들을 위해 내가 공연을 해야한다. 이제는 그게 너무 버거운 나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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