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이어리를 샀다. 그 옛날 교회에서 나눠주던 구역장 수첩하고 비슷한 스타일이다. 매일 쓸수 있는 일기가 365장 넘게 있는 두툼한 양장본인데도 가격이 13,500원 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누군가 고집스럽게 기획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이어리 뒷편에는 지하철 노선도, 대한민국 전도, 도량형환산표와 봉투쓰는 법까지 담겨져 있다. 인터넷으로 딸깍하면 다 나오는 정보인데도, 이것만큼은 실어야 한다는 다이어리의 품세 같은게 느껴졌다.
나이가 드니까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공기 중에 흩어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생각들은 어지러진 책장처럼 사방에 널려져있는데, 책을 정리하듯이 가지런히 하루하루를 꽂아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