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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22:40

유천 냉면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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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jpg

 

 

 

1. 소고기 양지를 산다.  내 감각으로는 육우나 한우, 호주산 소고기의 현격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고기가 잠길 정도로... 약 2리터정도(?) 물을 넣는다. 통후추 10알 정도를 함께 빠뜨리고 2시간 정도 끓인다. 이 육수를 뜨끈하게 끓여서 밥하고 말면 곰탕이 되는거고, 양지 대신 우둔살을 넣고 끓이면 그걸로 장조림을 만들 수 있다.  

 

2. 육수에 거품이 좀 뜨니까 한번씩 제거하고, 다 끓인 후에는 체에 걸러서 병에 담는다. 이걸 냉장고에 하루 정도 놔두면 하얀 기름이 뜬다. 둥둥 뜬 기름을 걷어내고 사용하면 훨씬 깔끔한 육수가 된다.  처음 평양냉면에 도전했을때, 놀랍게도 나는 이렇게만 끓여도 냉면집 육수의 짭조름한 맛이 날것으로 기대했다. 맛이 왜 이러지? 이건 그냥 느끼한 고기국물일 뿐, 소금을 쳐야 당신이 생각하는 그 맛이 나기 시작한다. 미안하지만 평양냉면 육수는 결국 소금물 맛. 

 

3. 실험을 한다고 여기에 동치미 육수도 섞어보고 냉면 다시다도 살짝 사용해봤지만 맛을 해치기만 한다. 고기가 충분히 역할을 하니 육수에는 소금 외에 다른 것을 넣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조선간장을 넣는 레시피도 따라해 봤는데 깔끔한 맛이 확 달아난다.

 

4. 육수를 내느라 삶았던 고기는 다른 그릇에 담아 냉장고 한켠에 둔다. 냉장실에서 하루 정도 지나면 고기가 좀 마르고 단단해진다. 이걸 얇게 썰어 냉면 위에 올려놓으면 꽤 근사한 식감을 느낄수 있다. 

 

5. 처음에는 고명으로 무김치(가 없으니까 쌈무)만 올려놨는데, 맛이 좀 허전했다. 오이지 무침을 곁들이기 시작하니까, 씹는 재미도 생기고 맛의 중심이 잡혔다. 수퍼에서 파는 오이지에 고추가루 설탕 참기름을 넣고 쓱쓱 버무리면 된다. 파를 얇게 썰어 올리면 느끼한 맛도 완전 포박당한다. 여기에 삶은 달걀은 기본. 

 

6. 수퍼에서 파는 냉면은 아무래도 질기고 저렴한 맛이 난다. 하루 이상 걸려 정성스레 만든 육수에 고무줄 같은 면을 곁들일 순 없다. 인터넷으로 순메밀면을 구매했는데 만족도가 120%. 두툼하면서도 적당히 끊기는 식감이 맛을 고급지게 만든다.  

 

 

 

 

 

 

 

 

 

 

 

 

 

    

 


2023.06.01 06:17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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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평상에 올라가 친구 엄마한테서 

모처럼 비빔국수 한그릇 얻어 먹고 싶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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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미뤄왔던 영화를 몇편 보자고 해서, 아내와 서로의 추천작을 돌아가면서 봤다. 헤어질 결심, 신세계.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

 

그래. 여주인공 조제도 하루에 한번밖에 밖을 나가지 못하는 답답한 삶을 보냈다. 집안 쓰레기를 버리려면 근처 변태총각에게 가슴을 만지게 해줘야 할 정도로 불편한 인생이었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중간에 나온 프랑스와 사강의 소설. 엄청난 복선이었는데, 처음 볼 당시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조제는 언제나 요리를 마치고 나면 의자에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다시 바닥을 기어다녔다. 영화에서 몇번을 반복하는 장면인데도 그 쿵! 소리에 배우와 관객 모두 깜짝 놀라곤 했다. 요리는 조제의 사랑을 시작하게 만든 강력한 매개체였다. 언젠가는 자신이 나눈 이 사랑에서 갑자기 추락할 것을 예견한듯. 조제는 떨어짐을 반복한다. 쿵! 아프고 모질게 다가올 헤어짐에 익숙해지려는 마음. 말랑한 엉덩이에 배긴 그 굳은살이 느껴졌다







2023.05.21 11:37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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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지하철 개찰구처럼 한 명 밖에 통과할 수가 없다. 엄마도 아내도 형도 동생도 친구도 입구까지만이다. 코너를 돌면 더 이상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보이지 않는 공항의 입국장 같은 것  


눈을 감은채, 축축하고 무게가 느껴지는 각자의 시간을 그저 지나가야 한다.

 

삶의 어느 장면에는 아무 것도 도와 줄 수가 없는 순간이 있다. 구원투수의 꽉찬 직구처럼 정확하고 멋진 위로의 말을 던진다해도, 상대에게 도달하지도 못하고 후추알처럼 땅에 툭툭 떨어지고 만다  

 

 

 

 

 

 

 

 

 

 

 

 

 

 

 


2023.05.21 11:30

코로나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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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5일차에 접어들었다. 머리가 무척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 후유증 때문인지 휴대폰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인지 모를 지경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으면서 지낸다. 오늘 방송의 선곡 리퀘스트를 정리하는 것 말고는 신경쓸 일이 없다. 


안간힘을 쓰면서 살아왔는데, 나의 부재와 상관없이 세상은 잘도 돌아간다. 특별히 달라진 거라곤 출근을 못하는 것과 바깥 헬스장을 다니지 못하는 것. 생활리듬이 완전히 무너진 건 그들이 아니라 나였다. 

 

<피의 게임> 저택 지하에 갇힌 유리사, 후지이 미나의 심정도 떠오르고, 집엔 은둔공간에 숨어서 몇달을 숨죽여 보냈던 안네 프랑크도 생각난다. 그보다 더 오래전 카타콤 지하세계에서 지내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지금 내가 누리는 넓은 거실조차도 없이, 좁은 통로와 햇볕도 받지 못하는 토굴에서 몇년을 보내다 구루병에 걸리며 죽고 고생하던 사람들. 로마에 종교 자유가 선포되었는지도 모르고 몇년을 더 숨어 지냈던 그 심경은 어떤걸까 골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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