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지하철 개찰구처럼 한 명 밖에 통과할 수가 없다. 엄마도 아내도 형도 동생도 친구도 입구까지만이다. 코너를 돌면 더 이상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보이지 않는 공항의 입국장 같은 것
눈을 감은채, 축축하고 무게가 느껴지는 각자의 시간을 그저 지나가야 한다.
삶의 어느 장면에는 아무 것도 도와 줄 수가 없는 순간이 있다. 구원투수의 꽉찬 직구처럼 정확하고 멋진 위로의 말을 던진다해도, 상대에게 도달하지도 못하고 후추알처럼 땅에 툭툭 떨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