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일들은 여름의 풋잠 같은 것. 자고 일어나 보니 혼자인 냉골 마루 위에서 외로워지는 것.
너와의 일들은 여름의 풋잠 같은 것. 자고 일어나 보니 혼자인 냉골 마루 위에서 외로워지는 것.
누군가 날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내 진짜 삶을 앞질러 가서는 안된다. 보려주기만 하는 삶은 공허하다는 것을 음악중심 조연출을 할 때 뼈져리게 느꼈다.
토요일 오후 5시가 되어 무대를 정리하게 될때쯤. 속이 알차게 영근 사람은 즐겁게 퇴근하지만, 쇼가 전부인 사람들. 그들은 퇴근 이후의 시간이 늘 아슬아슬해 보였다.
월화수목금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가 않고
아주 긴 월요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지난 3년간 선곡했던 5000여곡을 엑셀로 통계내어 출력했다. 다 들어보려면 한달은 걸릴것 같은데 이 미련한 짓도 결국은 내 체력으로 남고. 도움이 될 것이다. 똑똑한 날라리들이 제대로 노력하는 곳이 방송국 아니겠는가
H선배와 이야기 할때는 장애를 느낀다. 최근에 변기 뚜껑이 떨어져 수조에 조각이 났다는 평범한 이야기 조차. "변기가 원래 두꺼운데, 왜 깨지지? 뚜껑은 그게 잘 안빠지는데 원래?" 이런 대답을 던져, 내 말을 믿을 때까지 몇번을 반복해 설명해야 했다. 변기 뚜껑보다 내 뚜껑이 먼저 열렸다
어제 점심을 먹다가는. 비리를 저지르고 착복한 옛 부장의 이야기를 꺼냈는데 두번세번 그럴리가 없다고 한다. 내가 겪은 4년간의 절절한 경험을 너무도 쉽게 부정하는. 그 올라간 입꼬리가 불쾌했다. 내가 굳이 그걸 설명하기 위해, 옛 동료를 부르고 출입기자를 부르고. 길길이 날뛰다가 결국 언성을 높였다.
일단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고, 이단은 상대의 말에 대한 신뢰가 없다. 대화를 하고 나면 묘한 모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설득할 필요도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인연은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