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목사가 되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세상을 위해 사는 멋진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그 선택을 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을 때도 말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게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여러 우회 경로를 거친 뒤 나는 방송 일을 하고 있다.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 너무 즐겁기도 하지만 과호흡. 매일 매일 내가 만든 방송이 끊임 없이 나간다는 것이 숨막히기도 한다. 조용히 있고 싶은 오늘 같은 날엔 정전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의 두꺼비집을 내려버리고 싶은 밤.
누나는 형제가 어떻게 되세요 어머니가 고생 많이 하셨겠네 사생활 침해라고 민감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이런 구수한 질문이 좋다. 그러고 나면 금방 친척이 된거 같다. 좀 먼친척이라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