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드디어 시차 적응에 성공한 것 같다.
좋은 기분을 가지고 큐티에 들어갔다.
누가 복음 23장 상반절, 헤롯과 빌라도에 관한 말씀인데 의미심장 했다.
오늘 계획은 아침 일찍 운동을 하고,
10시 부터 시작하는 한소리회 웍샵에 참여하다가
4시경에는 간사님과 함께 지부수련회에 대해서 회의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왔는데,
아니 이런, 운동하는 곳 문이 닫혀 있는 것이다.
오늘은 광복절이었다. 방학이라 맨날 노는 나로써는 이 점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왕 집에서 나온김에 친구네 집에서 잠시 쉬었다가 서울에 나가는 것이 현명할 듯 했다.
평소처럼 친구방에 짱박힐라고 했는데,
이런...중국에서 친구 형이 돌아와 형수님과 함께, 친구 방에 버젓이 누워있는 것이었다.
어머님께서는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하셨고,
아침 8시에 나는 남의 집 안방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꼴이 되었던 것이다.
여튼, 거기서 조금 개기다가..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해서 일찍 자리를 떴다.
그리고 서대문에 있는 한소리회 사무실로 향했다.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근데 말이다...웬걸, 사무실문이 또 잠겨있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생각하다보니,
아차차...이번 웍샵은 사무실에서 하지 않고 어디 다른 장소에서 한다는 메일을 받은 것 같다.
사무국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다른 학생이 받았다. 사무국장님은 지금 은행가셨고, 웍샵은 대학로 어디에서 한다고 전해줬다.
일단 혜화역에 가서 다시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5호선을 타고 다시 4호선으로 갈아타고 가다가...
한정거장 더 지나 한성대역에서 내리고...다시 돌아서 혜화에 도착했다.
근데, 사무국장님이 전화를 안 받으신다. 계속해도 전화를 안 받으신다.
어쩌란 말인가 도대체...
사실 내키지 않는 마음도 있어서, 결국...고대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기로 했다.
성신여대에서 마을 버스를 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화역에서 한정거장 지나서 또 내렸다.
맞게 계산했는줄 알았는데, 아까 잘 못와서 돌아갔던 한성대역에 또 다시 나는 맹추같이 서있었다.
결국 여차여차해서 지금 고대다.
ivf 룸에 앉아 있어도 아무도 안오고...전화를 해도 후배들은 안받고
점심은 또 어떻게 할까해서, 일단 밖으로 나왔다.
꿀꿀하다. 그리고 왠지 오늘하루가 꽤 험난할 것 같다.
지금 주머니에는 딱 1만원권 한장 있고, 오후 4시까지 공백의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이보시오..지나가는 당신네들.이 글을 보거든 누구든 연락해 나 좀 위로해주시오..
016-385-7289
미안하다. 친구로써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