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전 배깔고 누워 기시 마사히코의 <망고와 수류탄> 서문을 읽었다. 아내와 나는 출근 시간이 30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여백의 시간이 참 좋고 고즈넉하다.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일본군의 만행에 대해서 읽는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나이쯤 되니 말해줄 사람도 없고, 듣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어진 것 같다.
그래도 책을 읽는 것은 하루종일 도파민에 쭈뼛쭈뼛 번개처럼 서 있는 내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주는 느낌이다. 그런 정돈의 시간이 나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