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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6 00:15

목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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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부터 피곤에 골아떨어져, 자고 일어나니 어리둥절한 밤 12시다. 슬리퍼 끌고 나가서 어디 카페라도 앉아 있고 싶어지는 마음.

 

요즘은 손님이 오래 앉아있지 말라며 일부러 불편한 의자로 인테리어를 한다지만, 대학시절에는 두툼한 소파가 있는 카페가 많았다. 뒤로 눕듯이 앉듯이 팔짱을 끼고 기대서는 천장의 무늬 같은 걸 바라봤는데.

 

공강시간에는 이런 곳에서 성냥갑을 가지고 놀듯, 생각을 쌓아올렸다 무너뜨렸다 하며 친구를 기다리곤 했다. 그때 마시던 구수한 향의 블루마운틴이나 헤이즐럿 같은 커피는 어쩌다 사라졌는지 모르겠네 .

 

그 중에 <목신의 오후>라는 카페가 있었다. 학교 주변의 커피값이 보통 2000원정도 할때였는데,  이곳은 3500원을 받는 고급 수제(?)커피집이었다. 카페 가운데는 당구대가 있었고 주로 연예인이 커피를 마신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총학생회가 가격에 발끈해 “캠퍼스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이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마치 김두환과 시라소니처럼. 참살이길 한복판에서 학생회장과 사장이 담판을 짓고는 가격이 약간 조정됐다.

 

목신의 오후. 영어로 된 프랜차이즈가 즐비한 요즘 커피전문점을 생각하면 꽤 낭만있는 이름이었는데. 그 대단한 가격 때문에. 용기내서 한번 들어가보지도 못한 그 커피숍이 이 밤에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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