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했다. 내가 MBC에 입사한 이야기는 사람들이 늘 휘둥그레 했고, 일종의 드라마 같다면서 감탄했는데, 어제는 이야기를 꺼냈다가 내가 먼저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어 급하게 마무리 지어버렸다. 말하면서도 지루하다는 생각. 기억이 희미해 내용이 달라진걸까. 아니면 이야기 하는 내 에너지나 기대감 흥분감 같은 것이 떨어진 걸까.
서울로 돌아왔다. 까미노에서처럼 단순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정말 단순하게 마루에 밥과 반찬을 펼쳐놓고 유튜브를 또 가만히 봤다. 문제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휴대폰을 보고 싶어하는 강박증 같은 것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요즘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책의 제목이 반복해서 떠오른다. SNS를 통해 모든 것을 중계하는 세대. 좋아요를 더 많이 받는 매커니즘을 아는 세대. 실체가 무엇든 간에, 진실과 간격이 있을지라도, 이 게임에서 높은 스코어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승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