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을 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밤2시가 되어 불을 끄고 누웠는데 오늘 잘못했던 일만 자꾸 생각났다. 내 휴가기간 동안 수고했던 애들을 좀 더 치하해줄걸. 감정도 못 느끼는 어린애처럼 업무 관련 이야기만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왜 그랬을까.
불을 켜고 마루에 나와 이동진 선배가 추천한 김기태 단편집을 읽었다. 스페인에 있을 때 내내 궁금했던 소설이었는데. 가슴을 망치로 탕탕 두드리는 정도는 아니었고, 잠깐 노크하는 수준에 그쳤다. 요즘 세상에 대한 스케치인건 알겠는데 이런 이야기는 왜 쓰는걸까. 단편 하나를 읽는데 그냥 한시간이 걸렸다.
내일은 일본어 학원을 알아보고 여름 성수기 콘도도 신청해 봐야겠다. 다시 또 바빠질 예정이다. 그나마 일기를 이어써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