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
오늘도 어쩌다보니 37Km를 달려왔다. 이 동네 일베르게에 김치와 라면 그리고 밥을 준다는 이야기에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달려왔다. 다 버리고 내려놓고 생각하겠다는 사람이 뭐 그리 먹고 싶은게 많는지. 한국 음식이라면 게걸스럽게 덤비는 내가 부끄럽다.
오늘은 음악도 유튜브도 듣지않고 그냥 그대로 이곳을 느끼자는 마음으로 걸었는데 한국에서 연락이 많이왔다. 구구절절 다들 바쁘게 사는 서울. 사연도 복잡하고 풀기도 어려운 이아기들이었다. 다시 돌아가면 어떤 일들을 쳐내고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까. 이 미로 속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됐다.
그러면서도 벌써, 읽고 싶은 책 4권을 집으로 배송시켜놨다. 이곳에서 제일 그리워지는 한국의 일상은 첫째로 한식. 둘째로 헬스. 셋째로는 배깔고 누워서 책을 읽는 것.
이곳에서 무얼할지 모르겠는 진공의 시간을 보낼 때, 특히 책 생각이 많이 난다. 한국에서는 책을 고를 때도 바빴다. 금방 적용할 수 있는 분야만을 선택했는데, 이제는 그냥 그대로의 책. 문학작품도 다시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든다.
가난한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판단하지 않고 넓게 받아들여줄 수 있는 가난한 마음. 단서가 될만한 생각이 아지랑이처럼 떠올라서. 다행이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