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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06:31

3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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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종료된 후 세번정도 만난 것 같은데
그는 언제나 너네 회사가 얼마나 구린지 알아야한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온다.

함께 나온 친구는
글로는 자유와 개성을 말하지만
관리 과장같은 모습으로 절대 선을 넘지 않고
시중을 든다

언제나 씁쓸하고 차가운 뒷맛.
전에 일하던 사람들이 연락 안하는 이유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







들러리 이제 그만.

2019.03.04 06:27

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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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퇴근하고 나서 카카오장기 두어판을 두는게 낙이다.
나는 놀리기 딱 좋은 12급이다.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바뀌기도 하지만 크게 변하지 않는 실력.
맨날 깨지는 동네 호구로 살다보니,
이기는 건 몰라도 지는 방법은 좀 알 것 같다.

맞은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도 안쓰고 두는 장기.
다른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 대부분 이유가 있다.
하수는 지 분수도 모르고 상대를 완전히 무시하며 제 갈길만 간다.
그러다 두어수 지나면 꼴좋게 대물이 먹히고 만다.

포진에 너무 집착해 기물이 자유롭지 못한 장기.
어릴 때부터 익숙한 포진이 그냥그냥 편한 게으른 장기다.
조금만 흐트러져도 당황하고, 그저 남이 실수하는 것만 노리는 장기다.
재미도 없이 창조적인 플레이도 없이 살다가 종반에는 맥없이 당한다.

나이 마흔넷, 장기판의 졸.
어떤 포진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까.




2019.03.04 06:25

고등래퍼 시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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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래퍼 의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우리 집은 당분간 랩으로 대화를 할거같다.
작년에 하온이가 큰 히트를 친 것을 출연자들이 충분히 학습한게 보인다.
허세는 줄었고, “난 정말 순수해”라는 랩가사를
이마에 붙이고 나온 녀석도 있었다.

올해도 우는 애가 있었다.
조별 경쟁에서 3등을 했는데 '오동환 불만족'이라는 것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였다.
“니들이 게임하고 축구하는 동안 나는 연습실에서 가사만 썼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평가는 이상하지 않았다.
랩은 빡빡했고 스킬도 부족하지 않았는데, 한국말로 하는 토익스피킹 시험장 같은 긴장감.
재밌는 낙서가 아니라 숙제로 내준 깜지를 보는 것 같았다.
심사위원은 “니 나이때는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하는게 이상하지 않다.
그것도 다 가사로 나온다.”고 안타깝게 대꾸했다.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평가가 두려워 옴쭉달싹하지 못하는 모습.
눈물도 심사평도 다 이해가 됐다.
니 나이때는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해야해.
맞는 소리다. 내 나이때는 뭘하고 지내야하지?
뭘해야 자연스러운 방송을 만들수 있는거지.
요즘처럼 장기만 두는 걸로 되려나








2019.02.26 08:15

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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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를 먹을 먹을 때면 창자도 창자지만
이렇게 많은 피를 어떻게 구하나 싶다.


습기찬 찜통의 비니루를 걷어보면
온종일 일하고 아랫목에 구부정하게 누워있는 우리 엄마같은

 

과부의 두렙돈을 꺼내 퇴근한 아들을 대접하는
순대는 돼지의 마지막 안간힘 같은 것.

 

 

 

 

 

 

 


2019.01.12 08:55

100대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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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선정한 100대 명반을 뒤늦게 봤다.
유재하, 들국화, 김민기. 산울림, 어떤날, 한대수, 넥스트,
이상은, 장필순, 김현철, 시인과촌장, 사랑과 평화, 김현식, 한영애.
10년 전에 선정한 것에서 앞 뒤 순서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아. 이번엔 신선하게도(?) 신중현과 엽전들이 5위 안에 들었네.
요즘 사람들에게 이건 고고학에 가깝지 않을까.
50대 안팎의 평론가들이 그들의 10대를 관통했던 음악을 또다시 재배열한 느낌.

9와숫자들을 명반에서 보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프라이머리. 선우정아. 아이유.
나는 현역이 뛰는 모습도 보고 싶다.
2000년대가 시작된지도 벌써 20년이 다 됐는데.
리그를 달리해서 21세기에서 100장의 앨범을 고르는 기획은 어떨까.


#2
상상을 해봤다.
어우. 평론가 H형의 한숨소리부터 들린다.
요즘 앨범? 음원이 아니고? 멜론에서 골라야 하는거야?
포토카드를 랜덤으로 끼워팔기 하는 기획 앨범을 뒤적뒤적하고 있는 중년의 모습들.
극성팬들은 SNS에 테러를 할 테고. 유료투표를 하자는 등 말이 나오고.
아오. 그냥 다 때려치고 술한잔부터 하고픈 생각부터 나겠지.
정떨어져 하는 이유도 알겠다.

요즘의 앨범은 쇼케이스를 보기 위한 응모권에 지나지 않는다고 들었다.
전성기인 뮤지션을 만나려면 앨범 100장, 200장 정도를 사야한다.
쇼케이스 응모권인 홀로그램 스티커를 떼고 나면 처분하기 어려워 앨범은 현장에서 버려진다.
아이돌 콘서트 1분컷 3분컷.
방송국에는 다양한 팬이 온다.
밤 늦은 프로그램을 보려고 새벽부터 온다. 김밥을 먹으며 버틴다.
이런식으로 만나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한 일일까.

내가 같이 일하던 셀럽들은 팬클럽을 만날 때면 항상 심호흡을 했다. 각오를 했다.
부스스한 차림에 정성스러운 선물.
서로 웃기는 하지만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녹화하는 자리에 있으면 어떻게든 쳐다보게 만들려고 이상한 소리를 낸다.
너를 신경쓰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느껴진다.
결국 팬들의 소리에 신경쇄약이 걸린 아이돌과도 일을 해봤다.
다음 스케줄이 뭔지도 모르는 채, 쓸쓸하게 공황장애 약을 털어 넣곤 했다.

음악이 아닌 대상을 숭상할 때, 음악에서 처음 그렸던 세상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어떤이들은 뮤지션을 사육하려한다.
내가 보기 좋으려고 음악을 우리에 가두려 한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이 뛰어노는 뮤지션을 제발 좀 놔두면 안될까.
지나가다 손 한번 흔들어주면 그걸로 족하다.
이어폰을 꼽고,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그냥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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