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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1 23:28

임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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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계약직 노인장 <임계장 이야기>를 읽었다.
그동안 무명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아파트 경비원의 일과를 너무 또렷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경비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내 평가는 차갑고 싸가지 없었다.
그냥 못배우고 요령없는 인생들의 소일거리가 아닐까 정도였다

그러나 저자는 서울대를 나와 공기업을 정년 퇴직했다.
학창시절에는 엘리트였을 것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는
어디 플래카드라도 붙었을거다.
적어도 흔히 말하는 멀쩡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60세 이후에는 인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성실하게 살아왔으니 막연히 뭐라도 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준비된 세상은 없었다.
다들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힘들어도 되는 사람, 다쳐도 되는 사람, 무시해도 되는 사람.
나같은 얼뜨기가 한심한 인간이라고 보면, 한심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괴롭다. 내가 겪을 현실이라 더 괴롭다.
60이 넘어서 내가 선택할수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
아내도 절반을 읽었는데 더 이상 넘기기가 힘들다 했고,
나도 읽는 내내 하얘지면서 머리카락이 쭈뼜섰다.

방송국에 들어오는 일이 쉽지는 않다.
동료들 대부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자리까지 왔다.
하지만 전문직처럼 보여도 회사를 나와서 혼자 할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멀리서 보면 카드섹션처럼 화려해도 도화지 한 장을 들었다놨다 하는 정도의 기술뿐일지 모른다.
화려한 연예인들 사이에서 비싼 커피나 마시며 같이 들떠있지만
예전 직장 동기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일 뿐이라는 생각이 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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