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2022.12.11 18:42

메르세데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친구에게 6년 7만km를 타던 벤츠를 샀다. 2400만원. 따져보면 아반떼 가격도 안되는 돈이지만, 전세살면서 이런걸 탈 주제가 아닌데라는 자격지심이 먼저 손을 내민다

 

나 역시 이 자동차의 성능을 기대하며 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봐줄까를 먼저 상상했었다.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인 걸까.

 

꼭 특례 입학으로 서울대에 들어간 사람처럼 "공부 진짜 잘하셨나봐요" 누가 물어볼까 걱정되고 눈치가 뵌다.    

 

 

 

 

 

 

 

 

 

 

 

 

 

 

 

 


2022.12.05 08: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요일엔 오랜만에 빡세게 운동을 했다. 지난주에는 책에 들어가는 그림을 마감하느라 1주일간 전혀 운동을 못했다. 그리고 그걸 회복하는데 딱 1주일이 걸렸다. 샤워를 마치고 탈의실에서 물기를 말리는 사이, 정말 몸이 좋은 20대 친구가 나타났다. "너 같은 몸이면 매일 거울 볼 맛 나겠다" 친구의 부러움 섞인 칭찬에 쑥스러워 도망가는 태도도 좋아보였다. 

 

저게 되는구나. 저런 몸이 가능하구나. 그래. 군소리 말고 나도 열심히 해서 저런 몸을 만들자. 나이는 들었지만 나도 주목받고 싶고 여전히 사랑받고 싶다. SNS의 장황한 아포리즘이나 공들여 그린 그림보다, 젊고 아름답고 윤기 흐르는 사진이 더 강력하고 강렬하다는 나만의 결론. 

 

그냥 나도 묵묵히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날 책을 읽다 책상에서 일어나니 날개뼈 쪽이 이상했다. 빠직. 머리 에 전기가 쭈뼛 올라왔다. 아뿔싸. 담이 들었다. 석달째 무릎이 아프더니만, 이번엔 상체로 옮겨졌다. 어제는 뒤척이는게 아파서 제대로 누울수도 없었다. 희망을 갖지말라고 그때 그때 누군가 길목을 막는 기분이다. 당연히 기가 꺾인다.

 

이건 또 얼마나 가려나. 왜 이렇게 됐을까 멍하니 생각해보면, 모든게 다 수면부족에서 일어나는 것 같다. 모르겠다. 나도 남들처럼 10시간씩 자보고 싶다.

 

 

 

 

 

 

 

 

 

 

 

 

 

 

 

 

 

 

 

 

 

 

 

 

 

 

 

 

   


2022.12.01 05:36

홈페이지 리뉴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중혁, 박준, 장강명, 정영수

내가 알고 있는 작가들은 술이나 퍼마시고 겨울밤에 각혈을 하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의 초상화를 그린다면 오브제로는 소주병보다 플랭클린 다이어리가 더 어울린다. 시간관리가 철저한 인간들.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작가가 아니라면 글만으로는 돈이 안된다. 작가들은 대부분 본업인 직장을 가지고 있고, 따로 시간을 뺄수가 없으니 매일 아침 단 두문장을 쓴다손 치더라도 컴퓨터 앞에 앉는다고 했다. 

 

나도 그 일을 하고 싶어서 (2년동안 SNS에 빠져 등한시했던) 홈페이지를 리뉴얼 했다. 대단한 문장이 아니라 단순한 일기여도 좋겠다. 일기는 훗날 귀한 자산이 된다. 일기를 쓴 이들의 글은 생생하다. 쫙쫙 갈라진 근육처럼 멋진 필력을 가진 대부분의 문장가들은 매일의 유산소 운동처럼 일기 쓰기를 빼놓지 않았다. 알면서도 못하는 거다. 나도 이제 그런 짓을 하고 싶다.   

 

싸이월드,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시절에 따라 유행을 타는 SNS는 열광적인만큼 유치해지기 마련이고, 무엇보다 원치않는 회사 사람들이 내 글을 본다는 것이 싫었다. 그런 의식 때문에 감상적이기도 어렵고, 솔직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다시 한달의 시간을 걸쳐, 잘 깎아 놓은 고구마처럼 이 홈페이지를 다듬었다. 대학때 만들었던 유천닷컴. 벌써 22년이 되었다.  

 

 

 

 

 

 

 

 

 

 

 

 

 

 

 

 

 

 

 

 

 

 

 

 

 

 

 

 

 


2022.11.29 09:49

번호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4

31

31

81

81

81

 

중고등학교 시절. 내 번호다. 중3때부터 고2때까지 한 해에 10cm 씩 키가 컸다. 고등학교 때는 81번. 내 뒤에는 82번 '홍성필' 한명 뿐이었다.

 

내가 다닌 성일고등학교는 반이 12개, 한반 정원은 80명을 넘었다. '나 때는 한 반에 80명도 넘었어'라고 이야기 하면 다들 식민지 시절의 노예선을 보는 것처럼 불쌍히 여긴다. 우린 교실 뒷편에서 깨끔발로 뛰어 노는 일도 없었다. 거기까지 책걸상과 사물함이 꽉 들어차 있었으니까. 

 

나도 그 공간에 있는 게 답답했다. 그리고 3등에서 30등. 아무리 '우반'이라고 해도 반석차가 중간 가까이 뚝 떨어진 것.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학급의 흔한 아이가 되는 것이 더 답답했다. '나는 고등학교 못다니겠다'고 말하자 엄마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학교에 찾아왔다. 별수가 없는 건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엄마 걱정 시키지 말아야지. 나는 그곳에서 버텼고, 몇달쯤 지나자 소소한 재미도 찾아냈다. 결국은 수능 전국 석차 0.4% 학교에서 1등으로 졸업을 했다.  

 

"개나 소나 다 가는 대학은 왜 갈라고 하는데?" 어른들을 바보 취급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아! 이거는 정말 직접 먹어보지 않고서는 몰라요"라는 1박2일의 식상한 맛표현 처럼이나 설명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세상은 피곤하고 우리들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부모들이 우리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세세하고 영롱하게, 너의 그 복잡한 세계를 들여다 봐주지 않는다. 면접 때면 안광을 반짝이며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라는 표정을 지어도, 00대학 졸업. 이 한줄을 넘어서기 어렵다.  

 

 

 

 

 

 

 

 

 

 

 

 


2022.11.29 06:06

인상파 시인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는 연필로 쓰는 것이 아니다 

원고지를 펼친 사내는

평범한 단어들을 팔레트에 섞어 

한칸 띄기를 하고 나서, 붓으로 칠하고 있다. 

 

뭉뚱거려진 글자들은 이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지만

한걸음 뒤에서 보면

선명한 그림으로 어른댄다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 456 Next
/ 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