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더위를 피해야할까. 맞저 싸워야할까. 퇴근만 했는데도 벗어던진 실내화 주머니처럼 거실에 나동그라졌다.
세시간 정도 지났을까. 자고 일어나서는 또 정신이 멀쩡해져서 들뜨는 이상한 밤. 오늘은 숙면을 위해서 유튜브도 휴대폰도 보지 말야야지. 옛날 노래를 챙겨 듣듯이 이미 읽은 시집을 펼쳤다.
시는 절창이다.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처럼 김연우처럼. 열대야로 세상은 조용한데 책의 볼륨이 혼자서만 최대치다. 걸상 아래서 다리만 덜덜떠는 청소년처럼 혼자서만 취한 밤. 누가 나 좀 재워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