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도 자기를 숨기고 필명을 쓰는 작가기 있을까. 네이버 연재 게시판에 포르노 소설을 쓰는 작가 말고는 숨기는 사람이 없다. 다들 자기를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글 자체보다 글에서 얻는 유명세를 이용해 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요즘에도 자기를 숨기고 필명을 쓰는 작가기 있을까. 네이버 연재 게시판에 포르노 소설을 쓰는 작가 말고는 숨기는 사람이 없다. 다들 자기를 드러내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글 자체보다 글에서 얻는 유명세를 이용해 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조지오웰 나는 왜 쓰는가
1. 순전한 이기심 - 사후에 기억되고 싶고 사람들의 이야기 거리가 되고 싶은 마음. 그런 허영심 때문이다.
2. 미학적 열정 -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 글꼴이나 여백에서조차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3. 역사적 충동 - 사물을 그댈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주려는 욕구
4. 정치적 목적 -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남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은 욕구.
*알려져 있다시피 조지오웰이 가장 강조했던 글쓰기의 목적은 4번 정치적 목적이다. 조지오웰은 "10년 통틀어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은 정치적인 글쓰리글 예술로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스페인 내전에 대한 르뽀 '카타로니아 찬가'를 집필한 후 이를 '동물농장'이라는 소설로 다시 표현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 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엇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목적이 결여되었던 때였다."
집 앞의 공원에 앉아있는데, 발밑에서 살금살금 움직이는 개미가 보인다. 개미 참 오랜만이다. 누구 보다 땅에서 열심히 사는 저 개미는 이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나 할까 하며 코웃음이 났다.
개미의 지루한 행렬을 보다가 기지개를 켜니 오늘은 하늘이 참 넓어 보인다. 그러면 나는 무엇일까. 그리스 로마, 이집트. 아프리카의 역사부터 우주의 머나먼 신비까지. 이 아득한 지식의 일부분만 경험하고 죽는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손에 땀이 난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무실의 등이 소리도 없이 일제히 나간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한번에 나가는 등처럼 시아에 어둑함이 내려 앉는 것.
예고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사무실에도 이빠진 형광등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며 눈꺼풀을 몇번 깜빡이던 사람들. 가장 자리에 검은 그을음을 남기고 내 인생의 관계들은 꺼져갔다.
그러고 나면 사람들이 찾아 온다. 그들도 한계단씩 사다리를 세우고 올라왔다고 하니 억울할 것은 없다. 아구가 맞을까. 조심스럽게 비명소리를 내며 돌려끼워지고 나면, 천장에서 내 정수리를 내려다본다. 30촉 다마의 어둑한 기운 아래 두런두런 미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에겐 눈이 시어지는 불빛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오늘 저녁에 잡은 모기가 40마리는 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찬장에서 발견한 홈키파를 집에 어두운 구석에 좀 뿌려봤는데, 아마도 그들의 본거지를 건드렸겠지.
모기는 어떻게 대화를 할까.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위잉~ 그 끔직한 주파수의 날개짓 소리가 전부인데. 새 시즌을 맞는 축구팀처럼 해마다 숨는 위치가 다르고 해마다 공격하는 부위가 다르다. 머리를 맞댄채 의논을 하지 않는다면 매년 이런 진보가 가능한 일이려나.
생각이 이정도까지 차오르면 모기를 바라보는 내 심정은 더 복잡해진다. 시즌마다 작전 타임을 갖는 고등생물을 이렇게 모른척 함부로 내리쳐도 되는 것인가. 그렇다고 그들보다 더 고등생물인 우리가 순순히 살점을 뜯기고 피를 빨리는 먹이감이 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이 복잡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거실에 인센스를 켜두었다. 꼬불꼬불 또아리를 튼 모기향 한줄에 불을 붙이자 매캐하다. 생각은 멈추고 갑자기 모두가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