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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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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면 사무실의 등이 소리도 없이 일제히 나간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한번에 나가는 등처럼 시아에 어둑함이 내려 앉는 것.

 

예고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사무실에도 이빠진 형광등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며 눈꺼풀을 몇번 깜빡이던 사람들. 가장 자리에 검은 그을음을 남기고 내 인생의 관계들은 꺼져갔다. 

 

그러고 나면 사람들이 찾아 온다.  그들도 한계단씩 사다리를 세우고 올라왔다고 하니 억울할 것은 없다. 아구가 맞을까. 조심스럽게 비명소리를 내며 돌려끼워지고 나면,  천장에서 내 정수리를 내려다본다. 30촉 다마의 어둑한 기운 아래 두런두런 미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에겐 눈이 시어지는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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