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챙겨준 박준의 새 시집을 읽었다. 시인이 처음 시집을 냈을 때는 독자들을 설득하려 노력하지만, 유명세를 타고 난 뒤에는 지 엄마도 못 알아듣는 말을 써놔도 오롯이 내 탓이다.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이해를 못하는 거다. 읽은 것 중에서 반쯤 이해한 것 같다. 솔직히 삼분지일 정도 이해했다. 그래도 종종 쉬운 문장에 기가막힌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럴때면 좋은 안주 펼쳐놓고 소주 첫 잔 들이키는 우리회사 술꾼 김 국장님처럼 나도 시큼해진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