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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3 01:33

이대 목동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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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목동 병원

 

50대가 되면 누구나 러시안룰렛을 한다

 

서른 살 무렵

건강검진을 시작할 때는

다들 자신 있게 방아쇠를 당기고 

오후 휴가를 즐기러 갔다

 

스무 바퀴쯤 탄창이 회전하면서

나도 몇 군데 부서를

부서져 가며 돌고

영상의학과 간호사의 리볼버에

사람으로서 총알이 되어 들어간다

 

어느새 줄어든 약실 구멍 

이제 누구 하나쯤

먼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햇볕 아래

 

신발 참 편하게 생겼네. 어데서 샀어요

신장을 하나 잃은 아주머니가 묻는데도

밤부터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입이

빠스처럼 엉겨 붙어 말은 못하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신은채

먼저 탐험을 떠났다

 

조금 답답해.요

애써 가락을 올리는 간호사의 주문에

MRI 통이 굴림판처럼 돌아가고

꽝이냐 암이냐

실내 취침이냐 야외 취침이냐

찬 흙을 반쯤 덮고 기다리는 사이

 

대기실의 사람들이 

도시락처럼 겹쳐있고

 

배달 온 쿠팡 직원은

도미 모양의 스티로폼 접시 위로

천사채를 곱게 깔고

환자 한 명 데리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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