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길에는 사진찍기 좋은 랜드마크가 꽤 있다. 사실 들판 자체가 포토존이기는 하다. 이런 넓은 평원을 걷고 있으면 윈도우 바탕화면을 돌아타니는 흰색의 마우스 커서가 된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골똘히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길은 인스타그램에는 잘 안나오는 길이다. 우리 시골에서도 보임직한 평범한 자갈길. 삐뚤빼뚤 볼품없는 길. 길고 재미없게 늘어진 모습 속에 갇혀있을 때는 마음을 돌아보는 것말고는 할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게 진짜 까미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