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이곳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걷는것도 지루하고 혼자남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지루하다. 천장 가득히 채워진 그림을 지우개 하나로 지우려는 것처럼 도무지 시간이 줄어들지가 않는다.
지루한 것은 가속도가 없는 상태다. 속도가 일정하게 쭈욱 그모습 그대로 사는것이 대체 왜 못견딜 일인지 모르겠지만서도. 훗날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 우리 육신이 조각 조각 분해되어 우주의 먼지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정신만 살아남아서 그대로 유영한다면. 그것 만큼 지루한 일이 없을텐데. 그대로 가만히 두시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는 지옥일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