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2023.09.06 04:43

꼰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쩌냐. 우리는 완벽한 꼰대가 되어버렸다. 삼열, 종희, 정식, 나. 네 명의 남자는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영화와 정치, 건강과 운동. 이런저런 주제를 나누었지만, 두꺼운 코팅의 방수포처럼 상대의 말은 하나도 흡수되지 않았다. 

 

한 때 우리는 가난하고 똑똑한 대학생이었다. 진보적인 대학생활을 함께했고 그 길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서로를 격려하던 선후배들이었다. 통찰력 있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말은 다 맞고 논리도 틀린 것이 없지만, 각자 뭔가 심술이 나있다.

 

나처럼 진보의 이기심에 제대로 치인 경험이 있다거나, 누군가는 그 논쟁의 오만함에 치를 떨었던 적도 있었겠지. 

 

우리는 철이 없지만, 노회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쩝쩝. 이쑤시개 같은 말을 수북히 쌓은채, 생맥주와 고기만 5만원어치씩 먹고 뿔뿔이 흩어졌다.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 456 Next
/ 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