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이 없을 때만 집중을 한다. 체육관 마감 10분 남겨 놓고 하는 운동이 제일 재미있고, 시험시간 10분전에 하는 공부가, 출발 10분전에 보는 책이 제일 재미있다. 평생토록 시간을 낭비하고 느슨하게 살았지마는 이러다가는 죽기 1시간 전이 제일 즐거운 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시간이 없을 때만 집중을 한다. 체육관 마감 10분 남겨 놓고 하는 운동이 제일 재미있고, 시험시간 10분전에 하는 공부가, 출발 10분전에 보는 책이 제일 재미있다. 평생토록 시간을 낭비하고 느슨하게 살았지마는 이러다가는 죽기 1시간 전이 제일 즐거운 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며느리가 돌아오라고 전어를 굽는 것인가.
서울 화력 발전소에서는 이 밤에 군불을 땐다.
정문 앞에 앉아 있는 볼 붉은 노인에게 부탁해
목도장에 당신의 이름 하나 새기고 돌아오고 싶은 밤.
우리 동네에는 카페가 많고 그 중 어떤 곳은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은 곳도 있다. 다들 혼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로 작업을 하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이런 일들은 사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혼자 해도 되는 작업이다. 다들 왜 모일까. 외로운 일도 모여서 하면 조금 낫다는 생각 때문일까.
얼마전에 <정은임의 영화음악> 특집방송을 봤다. 그 시대의 영화음악 팬들은 "외롭고 궁상맞게 영화를 좋아하는 이런 사람이, 세상엔 나만 있는게 아니구나"라는 걸 확인할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외로운 사람들이 칸막이 도서관처럼 각자 나눠져 앉아 있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 공간. 그런 열람실 같은 라디오를 다시 만들고 싶긴 하다. 그 시간쯤 되면 부스스한 낯빛과 늘어진 추리닝만 입고 그냥 나오고 싶어 지는 곳. 어깨끈이 쳐지도록 무거운 가방을 올려놓고, 책상 포스트잇에 붙여 놓은 작은 각오 같은 것도 훔쳐보면서. 큰 대화를 나눌순 없지만, 그렇게들 같이들 좀 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늘 사랑받고 싶었다. 나는 내 없는 재주를 잘 설명하고 표현하고 싶었고 늘 보여주고 싶었다. 그걸 반짝이게 하고 싶어서 늘 쓸고 닦고 조이고 그랬다. 솔직히 필사의 노력을 다해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묵묵히 가만히 있어도 좋고, 매력이 온화하게 풍겨 나온다. 말을 줄이고 잘 참고 지내는데, 그걸 보면 도와주고 싶어진다. 그런 매력이 무얼까 알고 싶다.
내가 사회문화체험을 하고 있던 와중 부장 승진 인사가 진행됐다. 살짝 기대를 안한 것은 아니지만, 나보다 나이는 어리고 호봉은 조금 더 높은 친구가 승진을 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옆자리의 친한 선배가 "이건 너무하다"라고 대신 서운해 하니까. 또 그렇게 서운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동기 경용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05사번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이미 부장이 되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MBC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다들 승진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T/O가 있고 순번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딱히 대단한 혜택이 없는 직급 승진에도 이렇게 은근한 스트레스가 있다면 나중에는 또 얼마나 소외감을 느낄까.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국장이 되었건, 사장이 되었건 영원히 살지 않는 이상 그 자리에서 내려오기 마련이다. 그걸 거부하다 보면 박정희가 되고 이승만이 되고, 죽지도 못했던 삼성의 이건희가 되는 것이다. 노추를 보이는 고추가 되는 것이다. 인생이란 다들 하다 마는 것. 그걸 편히 여길 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무 직책도 없는 나. 아무 명함이 없는 나라도 내 존재의 소중한 가치를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