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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04:06

잠이 오지 않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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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종료와 더불어 이틀간의 격론이 있었습니다.
내일도 총회는 이어질 것 같고요.
두서 없는 넋두리를 하려 합니다.


사실 저희 조합 위원장 이근행 선배는 조합장과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저는 처음 볼 때부터 딱 맘씨 좋은 집사님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순박한 사람이 과연 조합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많이 했었고요.
이사람의 순수성은 저희와 반대 편에 있는 임원들까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MBC 노동조합 위원장은 다른 회사의 조합들처럼 계파로 나눠져 싸우거나,
경선을 해서 선출되는 체제가 아닙니다.



대학에서 학번문화를 중요시하는 것과 비슷하게, MBC에는 사번 문화가 있는데요
마치 우리 IVF 공동체가 3학년이 되는 학번 가운데, 임원을 선출하고 대표를 뽑듯이,
선배들이 임기를 맡아줄 사번들과 접촉해 며칠밤을 새며 이야기를 나누며 설득하고
마지막으로 십자가를 지겠다고 허락한 이에게 조합 위원장을 맡깁니다.  


특별히 이번 조합장은 고사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MB 정권 하의 MBC 조합 위원장이란
구속과 사법처리라는 독배를 마실수 밖에 없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조합 위원장이라면 사실 정치력도 있고, 계략도 있어야 하는데
이근행 위원장은 항상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오로지 진실의 힘을 믿으려합니다.


정치적 선동보다 진정성을 보여주며, 조합원들을 이끌려 하는 태도는
징글징글하게 노무현과 너무 흡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불필요한 논쟁과 잡음, 실망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중입니다.  
너무 투명하고 정직한 리더, 그것의 비효율을 저희는 지금 절절히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파업중지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뭔가 해볼만 한데", "사실상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이 없는데"
일방적인 파업중지는 조합원들에게 쇼크로 다가왔습니다.

무노동 무임금 따위는 처음부터 구성원들의 발목을 잡지 못했습니다.
구성원들은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 끝까지 싸우자"고 오늘밤에도 목놓아 소리질렀습니다.


상황이 거의 정리된 오늘밤에도
아나운서국 예능국, 드라마국을 중심으로 한 젊은 조합원들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아직 해볼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너무 빨리 접는 것은 아닌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청와대가 세워놓은 김재철이라는, 영혼 없는 아바타에 대한 싸움이 공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황은 바뀔 수 있고, 정국은 생물처럼 변할 수 있을텐데 하는 기대감을 버리기가 힘듭니다.  
이근행은 신뢰하지만, 이번 판단만큼은 철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MBC 보직부장과 간부를 포함해 1200명의 직원중에서 1020명의 직원이
김재철사장과 함께 할 수 없다고 기명하며 반대의 의사를 보였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진퇴를 스스로 결정하기 힘든 자리에 선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청와대의 목표는 MBC를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었다는 첩보도
한나라당과 정부쪽 보도기자들을 통해 속속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조합은 후안무치 김재철이라는 인물에 대한 더이상의 공격이
무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또한 선거로 이슈가 몰아진 지금의 정국하의 투쟁은 소모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한 손배소 등 사법처리는 결국은 조합 스스로를 파괴하는 결과만을
낳게 될 거라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연보흠 선배는 말하더군요. "죽을 각오는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죽을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6.2 지방선거에 대해 MBC가 서둘러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청에 대해서도 고뇌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집행부가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워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는 파업중단이란 말이 나오면서 이미 동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조합원들이 집행부의 판단을 거스르고 나면,
사분오열은 피할 수 없는 형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루를 삼키며 결국 집행부의 의견을 받아들게 된 것입니다.



YTN 조합이 구본홍 사장을 결국 끌어내리긴 했지만
후반부의 싸움이 집행부의 해고철회, 복직투쟁으로 바뀌어가면서
처음에 이야기 했던 언론장악저지와는 거리가 있는 싸움으로 변질됐고
그 결과는 지금 보이는 것과 같은 애매한 보도행태로 귀결되었습니다.  

노종면 위원장은 계속해서 "MBC만큼은 현명한 싸움을 해달라"고
전화와 서신으로 당부의 말을 전해왔다고 합니다.


아.
답답합니다.
단순하고 씩씩한 싸움을 하고 싶었는데,
상황은 더 복잡해 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조합이 파업을 철회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자, 오늘
정권에서는 재빠르게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자리에 또다른 낙하산을 내려보냈습니다.
단 한차례의 언론 경험도 없는 기업가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입니다.
또다른 파괴의 전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합 집행부는 현장투쟁을 지속하자고 합니다.
저는 지금 수련회를 마치고 "가서 제자 삼으라"라는 복음성가를 부르며
세상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때처럼 착찹하고 두려운 심정입니다.  


목사님들은 교회 안에 안전하게 계시지만,
저는 이제 우는 사자와 같은 적들이 즐비한 세상으로 가야합니다.



<환상의짝꿍>편집실에 갇혀서
제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5.11 05:36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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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MBC 카페에 올라와 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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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씨 노조의 파업에 종교인들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저는 그리스도교의 한 교파에 소속된 성직자입니다. 성직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MBC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고심했습니다.

지금 많은 종교인들이 4대강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천주교는 사제들과 수도사들 그리고 주교님들까지 나섰고, 개신교는 많은 목사님들과 신자들이, 불교는 스님들과 보살님들이 우리의 생명줄을 걱정하고 계신 것입니다. 당연히 종교인으로서, 창조세계의 보존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장하는 것은 옳습니다.

그런데 저는 4대강 문제 만큼 시급한 문제가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하면 언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4대강 사업의 방향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언론사들이 제대로 된 보도와 안목으로 반복적으로 방송하고 기사화한다면, 종교인들이 강가에까지 가지 않아도 그렇게 무리한 4대강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도록 할 수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언론이 제대로 다루어 주지 않으니까 종교계가 거리로 나선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종교계가 언론탄압저지투쟁에 관심을 쏟아주기를 제안합니다. 특별히 MBC 파업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간곡히 부탁합니다.

제가 언론을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언론을 통해 민심이 드러나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뜻이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고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이 언론에게 종파적, 교파적 수단이 되어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언론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길 바라는 것은, 언론이 보편적인 진리가 외쳐지는 소리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희망입니다.

제가 믿는 종교의 경전(성서)은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의 입으로 전해졌음을 알려줍니다. 진리가 있다 해도 그 진리를 인간의 입을 통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들려지지 않을 것이고, 권력이 하느님의 진리를 전하는 사람의 입을 막으면 세상은 권좌에 앉은 사람들의 말로 지배받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이 육화된 존재입니다. 곧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말씀(로고스, 진리)이 살아 숨 쉬는 육체와 세포를 가진 존재로 이 세상에 오셨던 것입니다. 그분이 오셔서 선포했던 하느님 나라의 핵심은 하느님의 진리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었습니다. 구태의연한 종교적 제의나, 권력자의 눈치를 보면서 떠들거나, 사람을 죽이는 전쟁에 동의하고, 동족의 배고픔을 외면하며 반공이데올로기로 편가름을 하거나, 악의적 이분법으로 사람들을 갈라놓는 그 어떤 “--주의”에도 반대하는 것이 하느님의 생각이셨고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이었다고 믿습니다.

만약 뉴스의 앵커가 단순히 소식을 요약하는 학생이 아니라, 그 소식에 담긴 의미를 밝히고 세상을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라면, 앵커는 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적 품모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시사 프로그램의 프로듀스와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듀스와 기자들은 세상의 사건들을 진리의 빛으로 조명하여 입을 열어야 합니다. 이 시대에 그들의 입은 세상의 왕들이 결코 막을 수 없는 ‘진리의 담지자’가 되도록 우리가 밀어주어야 하겠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자신을 소개하기를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요한 1:23)라 했듯이,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서 외치는 진리의 소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MBC 사태는 이 “진리의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느냐, 아니면 다시 “앵무새 언론”으로 되돌아 가느냐 하는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을 대변합니다.

YNT과 KBS의 값비싼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듯이, MBC마저 무너지면 우리는 ‘소리’를 잃게 되고, 동시에 ‘희망’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모토가 “우리는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앞에서 저는 4대강 문제만큼 언론탄압을 더 중요한 문제로 보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사적으로 들은 이야기이지만, 건축하는 사람들은 공사를 하면 해서 좋고, 다시 원위치 하라면 그래도 좋다는 것입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은 다 돈이 되기 때문이라 그렇다 합니다. “부자 되세요”를 외치던 후보가 대통령이 된 나라의 꼴이 이 모양입니다. 사람이 돈에 미치면 죽기 전에 먼저 죽게 됩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언론이 죽으면 영혼이 죽게 되고, 영혼이 죽으면 목적없는 문화 아래, 우리의 문명도 죽게 될 것입니다.  

종교인 여러분.

언론탄압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그래도 종교인들의 양심과 상식이 세상을 구하는 희망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종교인들이 MBC를 방문해 주시고, 그들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서로 나누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엠비씨 뿐만 아니라 KBS와 SBS, CBS와 불교방송 등 모든 방송과 신문들이 세상에 희망과 빛이 되는 “소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제안합니다.

MBC 노조원 여러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어떤 방향을 정하더라도 대의를 잃지 말고, 동료를 잃지 마십시오.

서로 사랑하십시오. 김재철 사장님 마저도 사랑하십시오. 하지만 그 분에 대한 사랑은 그분이 더 이상 MBC에 머물면서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퇴진시키는 것만이 그분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본훼퍼라는 독일의 신학자는 "미친 운전사가 버스를 운전하고 있을 때는 그 운전사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버스에 치어 죽는 사람들의 장례나 치루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의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는 히틀러를 암살하는 모의에 가담했다가 발각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본훼퍼는 죽지 않고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노조원 여러분, 인간적 고뇌와 경제적 압박까지, 얼마나 힘이 드십니까? 하지만 우리 사회 한 구석에 이렇게 밤늦은 시간까지 언론과 MBC의 여러분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위로와 힘이 되시길 빕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갑자기 이스라엘민족의 지도자가 되어 두려워 하던 여호수아에게 야훼 하느님께서 했던 말씀을 마음의 선물로 전합니다.

“너는 내 명령을 듣지 않았느냐? 힘을 내고 용기를 가져라. 무서워 떨지 마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느님 야훼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여호 1:9)

* 실명을 밝히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주십시오. 소속과 실명을 밝히는 순간 내용보다 글쓴이의 이력과 소속에 대한 선입견으로 판단되는 것을 저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익명으로 하는 것이 아니오니, 때가 되면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깊어가는 밤에 춘천에서.

  

2010.05.03 06:50

아침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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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잠시 기도하는데

MBC에 입사하고 나서 부터인가.
아니면 그 이전부터인가.

근 몇년동안
시간이라는 빨래줄에
널려져있던 나의 모습이 보였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
힘없이 허공을 휘젓다가
거두어질 인생을 보았다.







2010.05.02 23:15

무얼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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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하겠다고
그자리에 앉아 있는거지
조종당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으면서

2010.04.27 11:55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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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들이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

-마이클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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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더 많은 것을 갖고
더 많은 것을 먹고
더 많은 것을 타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불행을
용납하는 제도

왜 신격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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