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에게 드리는
TV제작본부 보직간부들의 요구
우리의 희망과 미래인 MBC가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노사 간 대화는커녕 해결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사원들의 위기감도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번 파업을 해결하고 앞장서 풀어야할 사장은 회사 안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TV제작본부 보직부장들은 우리의 입장과 요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MBC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파업 사태는 김재철 사장의 무리한 인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입니다. 김재철 사장은 여러 경로를 통하여 부사장 임명은 사장인 자신의 판단과 권한이며 방문진도, 노동조합도 관여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 월드컵 중계권 협상 등 회사 안팎의 중대한 현안이 많은 지금 이 시점에서, 그것도 많은 구성원이 부적절한 임명의 배경 때문에 반대했던 인물을 부사장직에 전격적으로 앉혔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김우룡 씨가 방문진 이사장이 된 후 우리 MBC는 MBC 역사상 유래가 없는 권력의 MBC 간섭으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회사의 중심인 사장이 없는 2개월을 보내야 했고, 장기간 핵심 임원진의 공백으로 인해 중요 결정과 책임이 부재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겪어야만 했던 자존심의 상처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파업 사태 이후 지금까지 김재철 사장이 취하고 있는 회피적이고 방관자적인 태도를 심각히 우려합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를 하고 사태를 풀어야 할 사장이 회사 밖으로 돌면서, 마치 남의 일인 양 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절망감마저 일어납니다. 지금 회사 안팎에서는 파업에 대한 김재철 사장의 태도와 행동을 두고 도무지 듣고 싶지도, 믿고 싶지도 않은 말들이 무성합니다.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회피만 하거나, 사태의 장기화를 통해 노조의 무력화를 기대하는 것은 책임 있는 MBC 사장의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TV제작본부 보직간부들은 이번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김재철 사장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간곡히 요구합니다. 김재철 사장은 황희만 부사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노조와 적극 대화에 나서 주십시요. 우리 TV제작본부 부장들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단호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음을 밝힙니다.
2010년 4월 16일
TV제작본부 - <드라마국> 3부장 한희, 4부장 김진만, <예능국> 1부장 원만식, 2부장 권익준, 3부장 이민호, 4부장 김영희, 프로그램 개발부장 송승종, <시사교양국> 1부장 정성후, 2부장 김태현, 4부장 채환규, 프로그램 개발부장 허태정, <영상미술센터> 미술부장 홍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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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MBC의 저력이다.
쉽게 굴복하는 KBS와의 뚜렷한 차이점이다.
84사번, 85사번,87사번도 이어서 성명을 냈다.
우리 MBC는 용기가 있다.
감사하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