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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4 01:18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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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증정본으로 들어온 문학과 지성사 시집을 한권 챙겨다가 집에서 누워 읽었다. 나는 세편 정도를 읽다가 포기했다. 또 미래파인가. 이런 현대시를 읽을 때마다 기분이 잡친다.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고 애써본 내 집중력이 아깝기만 하다. 

 

시는 징검다리 같아서 오해와 이해가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자기만 아는 생각의 돌덩이를 저 멀리 던져놓고 알아서 넘어오라고 하며 낄낄대는 시인은 따귀라도 때리고 싶다. "그런 생각의 파편들은 니 일기장에나 쓸 것이지, 돈을 받고 팔 것은 아니다" 라고 쏘아 붙이고 싶다.  

 

봄에는 퇴근하고 시 창작 수업을 들었다. 수업시간마다 거슬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합평할 때 모든 사람의 글에 평가를 했다. 선생님보다도 더 많은 말을 하며 불쾌한 시간을 만드는데도, 선생님은 자제 시키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글에 심취해 "먼저 영어로 생각하고 그걸 한국어로 번역해 보려고 한다"는 괴상한 시작법을 이야기 했다. 잭슨 폴록인가. 문장은 사방에 흐트러져 있었고, 내가 보기엔 도통 알수 없는 글들의 나열이었다. 

 

합평시간에 용기를 내 "이 문장이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는데, 본인도 설명을 하지 못했지만 그건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은 그래도 그 사람의 글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 사람도 꼴보기 싫었지만 그걸 좋다고 하는 선생님은 더 꼴뵈기 싫었다.

 

시만으로는 먹고 살수가 없어서 알바를 하느라, 그리고 그 돈으로 동해에 놀러가느라 우리 숙제 검사를 못했다던 선생님. 요즘 사람들이 시를 안 읽는다고?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 이렇게 무책임한 글은 너네 부모님도 이해를 못하겠다. 이것이 우리가 해석해야 하는 현대시라면 그래, 니들끼리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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