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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3 01:10

공중제비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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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제비 학원

 

 

원장은 아침부터

지하 3층을 달의 공기로 채웠다

땅을 밀어내고

발끝으로 공중을 첨벙대는 수족관

 

커튼을 열어 제친 

토요일 교실의 먼지처럼

시장 골목에 떠다니는

빈 비닐 봉지처럼

다들 공중에 오래 머무르는데

 

나도 잔등이나 이마에 생각을 묻히고

바닥에서 몸을 공굴린다

 

대단한 일 아니라는 듯

자전거 페달처럼 몸을 돌리는 아이를

휴대폰 너머로 보는 

학부형이 나보다 어리다

 

아직 내 몸에서는

하나가 되면 하나가 안되는 

제로섬 게임

 

빈 마음으로 출발하지만

내딛는 다섯 걸음이 주마등이다

 

어디까지 날아오르려

구름판이라 이름 지은걸까

 

퇴근해도 생각나는 팀들의 일은

가슴팍까지 쌓여졌고

낮부터 소화 안 되는 뜀틀의 말

 

부수지는 못해도

농담처럼 타고 넘길 수는 없었을까

 

소금쟁이처럼 사는 인생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복도를 걷다

공중에

물수제비 하나 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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