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어서 정인의 <오르막길>을 몇십바퀴나 돌려들었다. 울트라 마라토너라면 아마도 80km를 달렸겠다. 플레이시간 4시간30분. 그녀는 한호흡도 흐트러짐 없이, 내 휴대폰에서 절창을 쏟아냈는데 에이고 패이고, 힘들기만 했던 내 오후를 같이 걸어주었는데. 오늘 그녀에게 몇십원이나 돌아갔을까.
이 지역은 미배정 차량 주차시 주차장법 제8조2에 의거 즉시 견인조치됨. 주차장법이라는 것도 있었구나. 내가 사발면 먹고 버거워하고 있는 어는 오후에. 후루루룩. 같은 소리를 내며 서류를 넘기고는. 내 머리통을 깨듯. 의사봉 탕탕탕 두드리며 통과 됐겠지. 그리고는 버젓이 오늘 고개 꼿꼿하게 들고 나타나서 나에게 딱지를 내밀고 있지. 내 의견을 한번 묻기나 했나. 그냥 4년에 한번. 지분이라고는 수천만명 중의 1/n 투표권이라는 알량한 쪽지를 내밀었던 것 뿐인데. 모든 것을 일임하라는 이상한 계약 그걸로 왜 내 존재의 100%를 묶어 두는거지. 아무 것도 구해주지 못하는 구경만 하며 서류만 뒤지는 그러다 서럽게 뒤지게 만드는 너의 무능한 법을 왜 내가 지켜야하는거지.
아이들의 코와 폐에 쿨럭쿨럭 정수기통 갈아끼듯 물이 차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어둡고 무서운 그 새벽에. 내가 방송으로 한가하게 알려주고 있는 것은. 오늘 여러분의 코에 혹이라도 들어갈까 염려되는 전국의 미세 먼지 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