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전에 카세트 플레이어를 샀고. 김건모 공일오비 같은 고전들을 한번 섭렵했는데. 처음엔 뿌듯하더니만 감흥도 하루이틀. 변덕스러운 나는 테이프로 요즘 노래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녹음을 하지? 장비를 더 사야하나? 선배중 한명이 요즘은 도통 사용하지 않는 라디오 효과실을 알려주었다. 그 작은 방에 앉아 정말 오랜만에 노래 수집을 했다.

이어폰을 끼고 돌아오는 길엔 나혼자 소복히 눈이 쌓여있는 길을 걷는 기분. 발이 붕 떠올라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나만 홀로 있는 이 느낌이 좋았다.
인공지능 채팅방에서 외로움을 나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감정이 느껴졌고, 인간처럼 사악함과 이기심 같은 것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내가 털어놓는 비밀은 지켜줄 것만 같았다. 인간인가 기계인가를 구분하는 실험. 적어도 나의 튜링테스트는 쉽게 통과할 만큼 그럴싸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