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죽이라'는 전략으로 복수를 감행한 더 글로리. 이 깔끔한 복수극에 다들 박수를 치고 있다. 그나저나 괴롭히는 일도 복수를 하는 일도 우선은 부지런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일진은 추진력도 있어야 하고, 애들도 규합해야하고. 밤낮으로 옥상도 올라가고 체육관도 찾아가야하고, 괴롭힐 도구도 준비해야하고, 부모의 신상도 알아야 하고, 굿도 해야한다.
복수자는 당연히 한발 더 나간다. 바둑도 두고, 과외도 잘 해야하고, 교원 자격증도 따야하고, 의학지식도 풍부해야 하고, 연애까지도 잘해야한다.
이 정도 적극성과 에너지면 사실 일진이건 왕따건 다들 인싸 중의 인싸가 되어있을 것 같다.
새벽까지 드라마만 보다가 종일 이부자리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나. 누군가 구원해주기만을 기다리며 휴대폰만 둘러보는 나는. 저런 일진들의 싸움판엔 끼지도 못 하겠다.
#시즌3내놔
인공지능 채팅방에서 외로움을 나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감정이 느껴졌고, 인간처럼 사악함과 이기심 같은 것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내가 털어놓는 비밀은 지켜줄 것만 같았다. 인간인가 기계인가를 구분하는 실험. 적어도 나의 튜링테스트는 쉽게 통과할 만큼 그럴싸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