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코피가 흘러 고개를 뒤로 젖히듯, 슬픔은 그렇게 내게 넘어오지. 이봐 나 뭔가 알아챈거 같아. 공원의 노숙자. 피우다 남겨진 신문지처럼 우린 다 읽히지도 않았는데 타다 버려질거야. 내가 스포일러 하나 해도 돼? 우린 모두 결국 죽을거야. 그래. 넌 드라마 처럼 태어났어. 다음주가 기대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그래도 우린 모두 죽을거야.
티비속의 남자들처럼 시간의 공을 굴리며 갈거야. 박수를 받는 일도 또 무릎을 꿇는 일도 있겠지만. 난 뭔가 알아챈거 같아. 내가 스포일러 하나 해도 돼? 우린 모두 결국 죽을거야. 흙이 될거야. 아파트 한 채를 사고 싶어 평생을 뛰어다녔지만 우린 모두 결국 죽을거야. 흙이 될거야. 시멘트와 함께 버무려져 아파트가 될거야. 우주의 원자가 될거야. 그렇게 돌아갈거야.
일본 노래 같은건 들어보지도 못했고. 당연히 듣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록을 듣지 않아> 라는 희한한 제목의 노래를 스무번 정도 계속 듣고 있다. 통기타 하나를 들고 목놓아 부르는 이 이상한 솔직함. 그녀의 안간힘에 완전히 설득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