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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0 02:11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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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루하루 걷다보면 모든게 단순해진다. 걷고 먹고 씻고 빨래하고 자고. 인간으로서 아주 기본적인 일만하게 된다. 자기 계발을 해야할 필요도 없다. 서로를 조율할 필요도 없고, 중첩 되고 모순된 사회적 책임에 괴로워 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나는 피디도 팀장도 민주시민도 아들도 아니다. 


그러니 단순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을 멀찌기서 바라보게 된다. 초등학고 운동장에서 마구마구 날뛰고 사람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즐거워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행복해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수십년 동안 사회적 책임으로 덮어놓았던 내 본 모습. 그 작은 아이가 다시 가만히 나와 뛰어놀기 시작했다.








2024.05.29 01:06

6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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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차


오늘은 할말이 제대로 정리되지는 않았다. 혼자있는다는 두려움에 쌓여서 허집지겁 한국사람을 찾았고, 한번 붙어버린 한국인과 5시간 넘게 이야기하며 여정을 다소비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은 날도 외롭지만 너무 많은 말을 한 날도 있롭다.

적당히 가까이 있고 또 적당히 멀어지고 싶은 얍삽한 생각이 나를 경 가지고 움켜잡는다. 산티아고는 혼자 있기 위해 도전한 시간이다, 세상과 완전히 격리되지 않는다면 혼자있고자 하는 나를 응원해 주자. 주님과 독대하려는 나를게 힘을 실어주자. 저녁에 그나마 성당에 혼자 앉아 이런저널 생각을 늘어 놓았더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남들을 판딘하려고 곤두서지 말고 내가 넉넉해지자 내가 이해해주자라는 마음이 찾아외 반기웠다. 


내일 일정은 29km다. 발에는 여기저기 물집이 집히고 화기가 빠지지를 않는다. 좀쉬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든다. 








2024.05.28 03:13

5일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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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2

 

정말정말 너무힘든 일정이었다. 휴가일정이 처음부터 딱 하루 부족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틀치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초반에 그 숙제를 해치워버리던 날이었다.

 

오늘의 일정 43Km. 새벽부터 서둘러 가다보니 도통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등장힌 요정 같이 생긴 까딸루나 아저씨. 이 아저씨는 햇빛말러지 같은 것이 있어서 해가 중천에 뜨기전에 얼른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덧분에 광속으로 전진 전진. 첫번째 골인지점에 도착한 것이 무려 11시. 보통 2시경 들어오는디 이 정도면 할만 하겠다 싶어 다시 빠르게 몸을 옮져 보지만. 역시 무리한 탓일까, 반목의 통증이 심상치가 않다. 

 

빠른 점심식사를 마칠수 있는 식당을 찾아뵜지만 아직 시간이 안됐디며 두번 거절 당하고. 할수 없이 수퍼마켓 앞 마당에서 먹을 것을 입에 쑤셔넣었다. 

 

몸은 아프고 한날의 태양은 뜨겁고. 기운내자고 응원을 나눌 사람도 전혀없었다. 가다가 만나는 분들은 몸이 성치 않아서 절뚝거리며 따라오시는 노인분들. 짧은 ‘hola'를 건네고 나서는 오롯이 혼자만의 길을 갈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특히 서울의 사람들이 그리웠다.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 몇군데 연락을 던졌지만 역시 서울의 사람들은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었다. 전화를 걸자 너털웃음.  공중에 여러개의 접시를 다급히 돌리는 서커스 단원처럼 살아가는 그들은 나의 ‘사서하는 고생'에 동참해줄 여유는 없어보였다. 

 

 

 

 

 

 

 

 

 

 

 

 

 

 


2024.05.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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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에는 사진찍기 좋은 랜드마크가 꽤 있다. 사실 들판 자체가 포토존이기는 하다.  이런 넓은 평원을 걷고 있으면 윈도우 바탕화면을 돌아타니는 흰색의 마우스 커서가 된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골똘히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길은 인스타그램에는 잘 안나오는 길이다. 우리 시골에서도 보임직한 평범한 자갈길. 삐뚤빼뚤 볼품없는 길. 길고 재미없게 늘어진 모습 속에 갇혀있을 때는 마음을 돌아보는 것말고는 할것이 없다. 그렇지만 그게 진짜 까미노다.










2024.05.26 23:11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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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까미노 길에 음악을 듣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사람이 많고. 아침부터 음악을 들으면 그것 자체가 사람을 좀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음악을 좀 아껴두었다가 금일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5km전 쯤 기진맥진하기 직전에 틀고는 한다.  

 

오아시스의 노래는 행진곡처럼 나를 이끌고,, 부루노에이저는 무거운 등산화를 신고도 왈츠를 추게 만든다.

 

사실 오늘은 걷다가 가사에 턱 걸려 넘어져 두번이나 울었다.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인 걸.

 자고나면 괜찮아 질거야. 

하루는 더 어른이 될테니” 

 

나는 대체 여기를 왜 걷고 있는 걸까. 나는 대체 왜 태어난 걸까. 나는 이 세상에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목구멍을 턱턱 쳐 올려서. 스페인 평원의 한복판에서 울며 걷는 181cm의 사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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