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동료들을 몰살시켜 버린, 그 여자. 사이코패스고 왕따를 당했다지만 다음 달 출소하면 두 번 다시 볼일 없을 텐데 왜 못 참고 사고를 친 걸까. 그 여자 사고방식은이런거 지. 이제 나가면 영영한번에 쉽게 죽일 기회는 없을꺼니까. 출소일 다가 을수록 외려 조 바심이 난거야.
-140자 소설 중에서
죽고나면 두번 다시 볼일이 없을텐데. 왜 이렇게 아둥바둥 못살게 굴고 싶은거지
감옥에서 동료들을 몰살시켜 버린, 그 여자. 사이코패스고 왕따를 당했다지만 다음 달 출소하면 두 번 다시 볼일 없을 텐데 왜 못 참고 사고를 친 걸까. 그 여자 사고방식은이런거 지. 이제 나가면 영영한번에 쉽게 죽일 기회는 없을꺼니까. 출소일 다가 을수록 외려 조 바심이 난거야.
-140자 소설 중에서
죽고나면 두번 다시 볼일이 없을텐데. 왜 이렇게 아둥바둥 못살게 굴고 싶은거지
홍익 문고에 갔다. 한식조리사 필기시험집을 찾고 있습니다. 1층에 있던 아가씨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내 질문에 귀 기울여 주었다.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은 얼굴이었는데, 가지런한 그 태도 덕분에 매력이 느껴졌다.
안내를 받고 올라간 3층에도 판매원이 있었다. 내가 묻는 대답에는 응대해 주었지만, 그녀는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소책자를 읽는데 정신이 팔려있었다. 이상하게 얼굴은 각져보였다. 사장님은 왜 그녀를 3층에서 근무하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회사가 흔들리고 있다.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이 되고 방문진 이사도 차례로 해임시키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윤석렬 지지자가 절반이 넘는다.
좆같은 세상이어도 자기랑은 상관없다는 인간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혼자 "신의를 지킨다"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든다"며, 안간힘을 쓰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악취가 나는 구정물 속에서 살아도 나를 띄울 수 있는 보트 하나만 있으면 아무 상관 없다는 이들. 세상이 원하는 건 정의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나 역시 그들이 원하는 좆같은 모습으로 살아주면 되지 않나 하는 유혹이 하루에도 서너번씩 찾아온다. 그들이 원하는 언론, 그들이 원하는 방송쟁이로 살면 어떠한가. 변절이 아니라 적응이라 말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좆같은 세상이 찾아올 때, 가장 먼저 고통받는 것은 윤석렬에게 투표한 사람이 아니다. 결국 제일 힘없고 가난한 자들이 먼저 좆같은 일들을 당하기 시작하고, 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할거다. 이걸 생각하면 내 양심을 포기할 수 가 없다. 그들에게 가해자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김문수#나치#친일파 도 비슷하게 자기 합리화를 했겠지
어떤 사람은 마음을 열고 나눈 따뜻한 농담을 밀고하듯 전하고 다닌다. 그런 사람에게는 내 말캉한 속살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이제 그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나의 외투 뿐이다.
어쩌냐. 우리는 완벽한 꼰대가 되어버렸다. 삼열, 종희, 정식, 나. 네 명의 남자는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영화와 정치, 건강과 운동. 이런저런 주제를 나누었지만, 두꺼운 코팅의 방수포처럼 상대의 말은 하나도 흡수되지 않았다.
한 때 우리는 가난하고 똑똑한 대학생이었다. 진보적인 대학생활을 함께했고 그 길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서로를 격려하던 선후배들이었다. 통찰력 있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말은 다 맞고 논리도 틀린 것이 없지만, 각자 뭔가 심술이 나있다.
나처럼 진보의 이기심에 제대로 치인 경험이 있다거나, 누군가는 그 논쟁의 오만함에 치를 떨었던 적도 있었겠지.
우리는 철이 없지만, 노회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쩝쩝. 이쑤시개 같은 말을 수북히 쌓은채, 생맥주와 고기만 5만원어치씩 먹고 뿔뿔이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