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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바람 속으로


                              -나희덕-


 


아버지 저를 업었지요.


별들이 멀리서만 반짝이던 밤


저는 눈을 뜬 듯 감은 듯 꿈도 깨지 않고


등에 업혀 이 세상 건너갔지요.


차마 눈에 넣을 수 없어서


꼭꼭 씹어 삼킬 수도 없어서


아버지 저를 업었지요.


논둑길 뱀딸기 밑에 자라던


어린 바람도 우릴 따라왔지요.


 


어떤 행위로 다할수 없는 마음의 표현


업어준다는 것


내 생의 무게를 누군가 견디고 있다는 것


그것이 긴 들 판 건너게 했지요.


그만 두 손 내리고 싶은


세상마저 내리고 싶은 밤에도


저를 남아 있게 했지요.


 


저는 자라 또 누구에게 업혔던가요.


바람이 저를 업었지요.


업다가 자주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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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중도관3에서 시집을 읽고 있는 것은 나 혼자 뿐인 것 같았다.


사람 노릇 못하고 있는 놈은 나 혼자 뿐인 것 같았다.


  • 김효주 2000.02.07 00:00
    중도관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읽는 사람도 저 혼자 뿐인거 같았습니다..
  • 김호정 2000.02.07 04:00
    시험 기간에 중도관에서... 공부시작하기 전 큐티하다 은혜받아서 시험범위 하나도 못 봤을때... 사람 노릇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죠...
  • 김혜란 2000.02.07 00:09
    '사람 노릇'이라는 게 뭔가요.. 에구... 난 천이 오빠의 그런 점이 너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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