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한 거 같구나.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
조금 더 살아보면서 깨달아야지.
왜 나같은 것이 태어났는가-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제는 친구 아버님이 상을 당해서
전북 김제에 내려갔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에 대해 아직 제대로 실감을 못하는 듯
친구와 그 동생들은 찾아온 손님들에게 그저, 착한 모습들만을 보여주더구나.
그 자리가 영원히 비워졌다는게
혹은, 앞으로 살아갈 수십년 그의 부재를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두고 두고 느끼게 될 것을 생각하니, 내가 당체 아무 일이 잡히지 않는다.
계속해서 생각을 비워낼 거리들을 찾아 시간을 때우며,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그 밤에도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겠다고,
상에 있는 음식을 꾸역 꾸역 입에 집어 넣고 있는 나를 보면서
도대체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해서 생각이 들더라.
그 모든 쓸쓸한 죽음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살아봐야지. 살아봐야지.
후에는 무언가 짚히는 것이 있고, 또 깨닫는 것도 있겠지.
낯 간지러운 소리 말고 살아봐야지.
죽은 자들의 빈자리를 메꿔가면서
그 분들이 다 지지 못한 짐을 또 가슴에 담고
어떻게든 살아봐야지.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