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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07:43

열역학 제 2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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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사실상 부도가 났다. 경쟁사가 무너졌으니 꼬숩다 할 게 아니다. 이제는 방송 산업이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조중동의 일부. 종편에 있다가 손석희의 뉴스룸으로 급부상. 최순실 사태와 정권 교체. 영화 같은 드라마들. 왜 저 회사로 안갔을까. 한동안은 JTBC에서 했던 스카우트 제안을 거절했던 걸 후회하기도 했는데. 세옹지마. 세상이 또 이렇게 흘러가 버린다. 

 

그리고 또 한군데의 회사. 전직장 하이닉스의 이야기를 최근 많이 듣는다. 나는 3년째 (멍청한) 팀장 역할을 하고 있으니, 딱히 하이닉스 홍보팀 시절 사무 업무와 하는 일이 다르지도 않다. 방송국의 PD라는 타이틀은 어느 자리에서건 늘 자부심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연봉 10억이상의 차이를 뛰어 넘을 만큼 대단한 위치인가를 생각해 보기도 하는 중이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이 후회하지 않는 일만을 고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나는 늘 그 자리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했지만, 실수도 하고 오판도 하면서 길을 만들어왔다. 대충 한 70점짜리 인생인 것 같다.

 

과연 100점짜리 무오류의 인생이면 즐거웠을까. IMF. 집값 폭등. 종편의 성장. 비트코인. 반도체 초호황. 과거로 돌아가서 이 모든 일의 결과를 알고 척척척 내 포지션을 옮겼다면 마냥 신이났을까. 아니다. 공략집을 보고나서 하는 롤플레잉 게임처럼 시시했으리라. 나는 자유도가 있는 내 삶이 더 괜찮은 것 같다. 

 

이럴 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생각한다. 그건 분명 비도 맞고 고생도 하고 더위에 헉헉대던 고생스러운 여행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매일 800KM를 택시타고 안락하게 여행했다면 그게 더 훌륭한 시간이 되주었을까. 당장 물집에 절뚝거리고 있는 순례자들의 부럼움을 샀을지는 모르지만, 최고의 여정은 아니다. 고통도 시행착오도 어이없는 실수도 인생을 그리는 다양한 색의 물감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사두었던 스페이스 X 주식이 1000배 이상 뛸지도. 아니면 주식이 다 내려앉고 공황이 올지.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로 미사일을 쏘아댈지도. 확실한 것은 오직 하나. 우리 모두의 마지막은 겸손한 한줌의 흙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만큼 공평한 결말은 없다. 그게 자연의 대섭리. 열역할 제2법칙 엔트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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