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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9.27 00:00

그제 저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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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에서 한쪽팔에 얼굴을 기대고 자다가 일어났는데 머리가 너무 띵했다.


보다가 잠들어버린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위에는 약간의 침이 고여있었다.


무거운 머리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들은 자기 스탠드에 머리를 박고 그저 평소처럼 공부를 하고 있었다.


'자다가 침을 흘리며 일어났다.' 이 쑥스러운 상황에 대해 어디 멋적게 웃음을 보일 곳도 없었다.


 


적막했다.


말그대로 살인적인 외로움이 나를 덮쳤다.


이 외로움으로부터 도망하고 싶어서 급하게 가방을 싸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평소에는 의식없이 보내는 570번 버스에서의 한 시간도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외로움 자체가 이렇게 밀도있게 사람의 목을 조를 수 있다는걸 느끼면서


실상 너무 놀랐다. 빠르게 달리는 버스가 어디 쾅 부딪쳐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얼른 집에 와서 텔레비를 좀 켜고 싶었다. 그 앞에서 좀 누워 쉬고 싶었다.


집에 왔는데 열쇠가 없었다. 평소에는 바나나 우유 통 속에 열쇠가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쓰레기 봉지에는 무수한 야쿠르트 병만 가득했다.


마음이 초조하고 짜증이 나서 김치통 뚜껑으로 문을 뜯어버리고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이다.


나는 어제 그제 실상 커다란 위기를 느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을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교통정리.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나는 지금 너무 외로워서 큰 일이다.


과도하다.


 


 


  • 유천 2000.09.07 00:00
    내 기억으로 예전에는 즐거웠다. 혼자서도 나는 잘 노는 편이었다.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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