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를 최고의 영화중에 하나로 꼽는 이유는
슬퍼도 눈물이 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어디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한 영화관에서 중간쯤 앉아있던 나는
자막이 올라가고
영화가 끝나도
선뜻 일어날수가 없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
그래.
그걸로 밖에는 설명할수가 없겠다
차라리 눈물이 나면 시원할 것을 그냥 명치끝이 쓰려왔다.
외딴 방을 읽는다.
명치끝이 오래간만에 고통을 만났다.
가슴 속에 젖어드는 눅눅함
슬픔이라기 보다는 존재에 대한 무력감이라 해야 옳을 것 같다
맨땅에서 맨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알 수 없는 죄책감과
무력감과
회의와
절망과
먹먹함...
눈물은 나지 않는데
차라리..
울 것을..
그게 더 나을텐데 말이다.